18일부터 G20 세션 연설 등 본격행보
트럼피즘 반대하는 공동성명 채택될까
“지속가능한 세계냐, 보호무역 장벽이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18일(현지시간) 개막 행사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보호무역주의와 기후위기는 과장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여파로 이번 G20이 트럼피즘(트럼프주의)에 반대하는 격론의 장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남미를 순방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오후 7시50분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남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 차림의 윤 대통령은 브라질 의장대의 연주와 브레노 코스타 리우지역대사, 파비우 실바 대령(공군기지 단장), 최영한 주브라질 대사의 영접을 받으며 공항 도착 행사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 김건희 여사와 동행하지 않았다.
‘정의로운 세계와 지속가능한 지구 구축’을 주제로 열리는 제19차 리우 G20 정상회의는 자유무역과 기후위기라는 반(反)트럼프 가치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18일 ‘사회적 포용과 기아·빈곤 퇴치’를 주제로 한 첫번째 세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총 3개 세션에서 두 차례 연설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국 정상이 대거 참석한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불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대신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갈레앙 공군기지에는 이미 도착한 아르헨티나, 유럽연합 등 다양한 국가와 국제기구 대표단이 타고온 전용기가 세워져 있었다. 이번에는 아프리카연합(AU)이 단체 회원국 자격으로는 처음 참석한다.
행사가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시내 곳곳에는 경찰과 군인이 배치돼 있고, 장갑차 등의 모습도 보여 삼엄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또 리우데자네이루 시청에는 G20 행사를 축하는 대형 현수막이 건물에 부착돼 있었다. G20 정상회의는 구아나바라베이 인근 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된다. 남미 관련 근현대 미술품 1만6000점을 보유한 곳으로 올해 개관 76주년을 맞는다.
이번 G20 정상회의 성과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가 G20 정상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공동성명 채택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의장국 브라질의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역점을 둔 ‘글로벌 부유세’ 도입은 미국과 아르헨티나 등의 반대로 무산될 공산이 크다. 앞서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에 ‘마추픽추 선언문’을 통해 자유무역 지지를 재확인했지만, 유럽 주요국도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선 트럼프 변수가 더 커졌다는 평가다. 또 이번이 마지막 참석인 바이든 미 대통령이 어떤 고별사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지난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비공개로 만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린다. 특히 이번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도 예정하고 있어 트럼프와 시진핑 사이의 메신저 역할까지 하게 될지도 눈길을 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 대해 그간 개인적 친분을 강조한 바 있어 이들의 조합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한편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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