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을 비관하며 반포대교 난간에 올라섰던 20대 남성이 위기 협상 전문요원의 설득 끝에 손잡고 내려왔다.
18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8시 50분쯤 “친구가 술을 엄청 마시고 혼자 한강으로 간 것 같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칫값을 추적해 수색 끝에 반포대교 남단 45번 교각 위의 좁은 철제 난간에서 20대 남성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소방 당국에 신속히 에어매트 설치를 요청하고, 반포지구대 순찰 2팀 소속 위기협상요원 두 명을 즉시 투입해 설득에 나섰다.
협상요원 2명은 자신의 신분을 정확하게 밝히면서 A씨를 안심시킨 후 천천히 다가갔다. 이어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얼마나 힘드셨느냐”, “어려운 일이 있다면 같이 얘기하고 고민해 보자” 등의 말로 A씨를 다독였다. 그러면서 손을 뻗어 “안전하게 모시러 왔다. 손을 살짝 잡겠다”며 A씨의 손을 잡고 어깨를 토닥이며 공감의 대화를 이어갔다.
이후 협상요원들은 각각 A씨의 앞·뒤쪽에서 손을 한 쪽씩 잡고 조심스레 반포대교 상단으로 이동해 구조에 성공했다. 협상요원 투입 20분 만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혼자 있기 무서웠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대답했다”며 “지구대로 이동하는 길에는 요원들에게 자신이 힘들어했던 부분을 자세히 털어놨다”고 전했다.
현장에 투입됐던 협상요원은 “전문교육 때 배웠던 대화 기법들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사용할 수 있었다”며 “이번 구조 사건을 계기로 자살 구조 업무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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