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튀르키예 정부의 이스라엘 전용기 영공 통과 거부로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1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반관영 아나돌루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COP29 참석을 위해 전용기의 튀르키예 영공 통과를 요청했다. 하지만 튀르키예 정부는 전용기의 영공 진입을 거절했다. 이스라엘에서 바쿠로 가기 위해선 시리아, 이라크, 이란 상공을 지나거나 지중해 상공을 통해 튀르키예와 조지아를 경유해야 한다.
이스라엘 대통령실은 “보안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아제르바이잔 방문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대통령이 방문 계획을 취소한 건 튀르키예의 거부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아제르바이잔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튀르키예가 “외교 채널을 통해 며칠 동안 집중적으로 협상했지만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문제로 종종 갈등을 빚어왔다. 이들의 관계는 2008년 이스라엘이 양국 총리의 회담 5일 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습하며 틀어지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튀르키예 구호단체 일부 활동가가 이스라엘의 해상 봉쇄를 뚫으려다 숨지며 갈등이 깊어졌다. 2022년에는 양국이 외교 관계를 전면 복원했으나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으로 다시 관계가 악화했다.
한편 지난달 취임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지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가기 위해 전용기가 아닌 민항기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도 과잉 지출을 줄인다며 대통령 전용기를 매각하고 민항기를 이용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예산 절감 차원에서 정부 기본 지침으로 세운 (오브라도르 전 정부의) 민항기 탑승 원칙을 그대로 이어받기로 했다”며 후안 라몬 데라 푸엔테 외교부 장관 등이 대통령과 동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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