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 비율 청년 공무원 34%, 일반 청년은 5.7%
“공정성·신뢰성 저하” 엄중 경고·주의 요구
제주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지원사업에 공무원들이 관련 정보를 먼저 입수해 무더기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제주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지원사업’에 대한 조사를 벌여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책임을 물어 부서 엄중 경고와 관련자 주의 조치를 도에 요구했다.
이 사업은 청년(19∼39세)들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1인당 4만원 상당의 청년문화복지포인트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제주도는 정부24(보조금24)를 통해 신청하면 소득 수준과 관계 없이 선착순 1만명에게 1인당 4만원의 포인트를 지급한다.
문제는 허술한 공고 절차였다. 제주도는 올해 4월 29일 사업계획을 수립했지만 정작 사전 공고를 하지 않았다. 이어 5월 20일 도본청과 양 행정시, 직속기관, 사업소, 의회, 읍면동, 제주문화예술재단 등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
이틀 후인 5월 22일 오전 9시 공고를 하고, 9시 39분쯤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이보다 앞선 오전 9시 이미 선착순 신청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에 사전 정보를 입수한 공무원과 지인들이 무더기 신청에 나섰다. 실제 신청 단 4시간 만인 오후 1시 11분 선착순 접수가 마감됐다.
그 결과 신청 가능한 나이에 속한 청년 공무원 3174명(제주도 및 양행정시 소속 공무원·공무직 인원)의 34.0%인 1080명이 1인당 4만원의 문화포인트를 가져갔다.
반면 일반 청년 15만5450명 중 문화포인트를 얻은 청년 비율은 5.7%에 불과했다. 이마저 공고 내용을 모르는 청년이 대다수여서 신청 자체를 할 수 없었다.
감사위원회는 사전 공고 없이 공무원들에게 관련 정보를 먼저 제공하면서 행정 스스로 공정성과 투명성,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도감사위는 “공고일 2일 전에 공고 사항에 대한 홍보를 요청해 공무원만 해당 사업을 미리 알 수 있게 한 것”이라며 “별다른 자격요건 없이 선착순에 의한 방식으로 신청자를 결정하는 사업에서 사업 수혜자 중 일부만 해당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 것은 사업대상자 선정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공무원들의 무더기 신청으로 공정한 참여 기회가 훼손하고 다수의 민원까지 발생했다며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담당부서에 엄중 경고하고 담당 공무원에게 주의를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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