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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경 차르’ 내정… 불법체류자 추방 軍동원 시사 [트럼프 2기 시대]

입력 : 2024-11-19 19:00:23 수정 : 2024-11-19 23: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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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관련 게시물에 “사실” 댓글
후보때 “취임 첫날만 독재자 될 것”


불법이민자 수용소 건설에 투입
軍 동원방식 물자 등 위주될 듯
“국가비상사태 선언 준비돼 있다”
일각, 국경지대서 직접 추방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8일(현지시간) 내년 1월20일 취임 직후 실시하기로 공약한 불법체류자 대규모 추방에 군사자산(military asset)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4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연구소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팜비치=AP뉴시스

보수 법률 단체 ‘사법 워치’(Judicial Watch)를 이끄는 톰 피턴은 앞서 트럼프 당선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보도에 따르면 출범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추방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든의 침공’(불법이민자 다수 유입을 의미)을 뒤집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할 준비가 돼 있으며, 군사자산을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새벽 4시에 이 게시물을 공유하며 “사실이다(TRUE)!!!”라는 댓글을 달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이 되면 “취임 첫날만 독재자가 되겠다”면서 백악관 복귀 첫날부터 대규모 불법이민자 추방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1기 행정부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톰 호먼을 지난 11일 ‘국경 차르’(border czar·불법이민 문제 총 책임자)로 내정해 불법체류자 대규모 추방을 위한 준비에 일찌감치 착수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번에 불법체류자 대규모 추방에 어떻게 군사자산을 활용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아직 없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도 불법이민에 대한 대책으로 국경 장벽을 건설하는 데 국방 예산을 돌려 쓰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의회가 승인한 것보다 더 많은 예산을 국경 장벽 건설에 지출하기 위해 이 권한을 발동한 것이다.

 

이번에도 불법이민자 수용 시설을 만드는 데 군 자산이 투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백악관 부비서실장 지명자이자 불법이민자 추방 공약을 만든 스티븐 밀러는 선거운동 기간 NYT 인터뷰에서 불법이민자들이 추방에 대응해 법적 소송을 할 경우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시설을 건설하겠다며 여기에 군 예산을 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NYT는 “대규모 추방 작전의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현재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구금자를 구금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시설은 국토안보부가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통령 후보자 중 한 명이었던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트럼프 당선인의 국경 정책을 뒷받침할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발탁된 바 있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 측이 수용소에 갇혀 있어야 하는 불법이민자들이 자발적으로 추방을 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 6월 1일(현지시간) 미국으로 향하는 불법 이민자들이 형성한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지오다노 브루노 광장 텐트촌에서 한 이민자 가족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트럼프 당선인이 보다 직접적으로 국경지대에 군대를 배치해 불법이민자들을 물리적으로 추방할 것이라는 우려도 미국 내에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민 옹호 시민단체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군대를 이용해 불법이민자들을 추방할 것이라는 우려를 선거기간 동안 계속 피력해 왔다.

 

친트럼프 언론 폭스뉴스는 이날 이와 관련해 “일부 비평가들 사이에서는 미래의 트럼프 행정부가 군대를 미국의 거리에 배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언급한 뒤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군사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불법이민 문제에 군이 동원되는 방식은 ICE와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물류 지원을 제공하는 역할일 것이라는 얘기다.

 

뉴욕대 법학전문대학원 브레넌 정의센터에 따르면 여러 대통령 행정부가 국경 단속에 미군을 사용했지만, 미국 법은 대통령이 군대를 국내 경찰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NYT는 트럼프 캠프가 ICE 관리들의 법 집행 권한을 강화하고, 국경지대의 불법이민자들뿐만 아니라 미국에 2년간 머무른 것을 증명할 수 없는 내륙 지방의 사람들에게 추방 권한을 확대 적용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땅에서 태어난 불법이민자들의 자녀에게 시민권 확인 서류 발급도 중단할 계획이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 뒤 불법이민자들이 대규모 추방되면 한국인 불법체류자들에게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국토안보부는 2011년을 기준으로 미국 내 한국인 불법체류자가 23만여명이라고 밝혔다. 이민연구센터(CMS)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인 불법체류자는 13만여명으로 집계돼 지난 10년간 다소 줄어들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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