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평의회 “A교수 고소 취하해야”
학교 “시설물 훼손…배상 청구할 것”
성폭력 의혹으로 징계를 받은 교수가 자신을 비판한 학생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자 학생들이 연일 규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여대 학생 450여명은 19일 서울 노원경찰서 앞에서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학생들의 불송치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학생들은 “교수는 악의적 고소 중단해라”, “학생들은 죄가 없다”고 외쳤다.
앞서 서울여대는 독어독문학과 A교수가 학생들을 성희롱 및 성추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지난해 9월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이 사실을 올해 9월에야 알게 됐다며 A교수와 학교 측 대응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였고, 해당 교수는 대자보 내용이 허위사실이라며 명예훼손으로 작성자들을 고소했다.
이에 학생들은 항의 문구를 캠퍼스 시설물에 칠하는 ‘래커 시위’를 벌였고, 학교 측은 시설물 훼손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여자대학교 제18대 교수평의회는 최근 학내 성폭력 의혹과 A교수의 대응에 대해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여 학교 측에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서울여대 교수평의회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시기와 절차를 놓쳐 발생한 결과라는 생각에 참담할 따름”이라며 “배움의 터를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는 교수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총장의 대책 마련 재발방지 계획 발표 △A교수의 명예훼손 고소 취하 △차기 총장 후보들의 제도적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또 학생들을 향해서는 “학교의 오랜 불통에 대한 반응이라는 것을 안다”면서도 “(시위) 과정은 정당한 절차와 합리적이고 타당한 방법과 함께해야 한다”며 준법 시위를 당부했다.
서울여대 학생들은 지난달 말부터 관련 시위를 이어오다 학교 측의 응답이 없자 이달 12일부터 래커 시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이달 14일 승현우 총장 명의의 입장문에서 “학생들의 목소리와 사안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학내 시설물 훼손에 대해선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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