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숙박시설 전체 객실수 7만9000실 ‘과잉’
우후죽순 불법숙박업도 경쟁력 떨어뜨려
올해 들어 제주에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닫는 숙박시설이 400곳이 넘고 이 중 10곳 중 9곳이 농어촌민박시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제주도에 따르면 10월 31일 기준 도내 숙박시설은 관광숙박업과 휴양펜션업, 농어촌민박 등 7532곳, 객실수는 7만9011실이다.
종류별로는 관광숙박업소 415곳 3만3281실, 휴양펜션업 119곳 1013실, 일반숙박업소 621곳 2만972실, 생활숙박업소 334곳 8060실, 농어촌민박 6028곳 1만5055실, 유스호스텔 14곳 627실 등이다.
경영난으로 폐업한 숙박시설은 437곳이다.
종류별로는 관광숙박업 6곳, 휴양펜션업 1곳, 일반숙박업 21곳, 생활숙박업 9곳, 농어촌민박 399곳, 유스호스텔 1곳으로 농어촌민박업이 전체의 91.3%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폐업한 숙박현황을 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지난 2020년 678곳(농어촌민박업 651곳)으로 크게 늘어난 뒤 2021년 63곳(〃 25곳), 2022년 400곳(〃 357곳), 2023년 278곳(〃 243곳), 2024년 10월 말 437곳(〃 399곳) 등이다.
해마다 농어촌민박업의 폐업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관련 업계의 부침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창업도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2월말 기준 5632곳·7만4064실에 비교해서는 5년 사이 1900곳·4947실이 늘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하루 평균 체류 관광객 수를 고려해 산정한 제주지역 적정 숙박업소 객실 수는 4만6000실 정도이지만, 현재 도내 숙박업소 객실 수는 ‘포화’를 넘어 ‘과잉’이라는 지적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농어촌민박업의 폐업이 급증한 데는 내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어든 탓이 가장 크다”며 “일반 관광숙박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법 숙박업 제주서 7년간 2000여건 적발
불법 숙박업소도 농어촌민박 운영을 힘들게 하고 있다.
제주에서 최근 7년간 불법으로 운영하다 적발된 숙박업소가 2000건을 웃돈다.
제주도는 2018년부터 2024년 4월까지 정식 등록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채 영업한 불법숙박업소 2395건을 적발했다. 이중 811건은 고발 조치, 1584건은 계도 조치가 이뤄졌다.
불법 숙박업소는 지속적인 단속에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8년 101건에서 2019년 396건, 2020년 542건, 2021년 437건, 2022년 403건, 2023년 390건이 적발됐다. 올 들어서도 4월까지 126건이 불법 영업을 하다 걸렸다.
유형별로 보면 절반 이상(59.3%)인 1421건이 신고없이 단독주택을 숙박업소로 활용하다 적발된 사례가 제일 많았다. 공동주택이 414건으로 17.3%, 타운하우스 등을 이용한 무허가 펜션이 201건으로 8.4%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농어촌인 읍면지역이 1842건(76.9%)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불법 숙박업은 주로 공유숙박사이트를 중심으로 홍보와 이용이 이뤄졌으나, 단속이 심해지자 이를 피하려는 변종 숙박업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상황이다.
주요 단속 사례로는 읍면 소재 아파트 전체를 임대업으로 홍보하며 투숙객에게 욕실용품, 수건, 침구류 등 위생서비스를 제공하는 변칙 영업이다. 위반자 대부분이 투숙객에게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을 요구하며, 이를 거절할 경우 투숙이 불가하다는 방식으로 홍보한 경우 등이다.
단속에 적발된 위반자들은 대부분 1주일 이내 숙박영업을 하면서도 단속반에게 단기 주택임대차일 뿐이라고 변명하거나, 사전에 이용객과 임대차 계약으로 입을 맞추는 등 단속을 피하려는 꼼수를 부리다 덜미를 잡혔다.
미신고 숙박업은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숙박 공유사이트 등 홍보를 통해 영리 목적으로 손님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는 공간 및 설비를 계속적, 반복적으로 제공할 경우 처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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