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의 조치에 대응해 아시아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5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러시아가 아시아 국가들에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 가능성을 고려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론 이것은 반복적으로 언급해온 잠재적 선택지 중 하나”라고 답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그런 미국 시스템이 세계 어느 지역에 등장하느냐에 따라 군사·군사기술적 대응을 포함한 우리의 다음 조치가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최근 미국이 아시아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러시아도 유사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러시아는 최근 미국 등 서방과 대립을 강화하기 위해 아시아와 여러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중이다. 북한과 군사적으로 밀착하고 있고 최근 중국·인도네시아와 잇달아 해군 합동 훈련을 했다. 신흥 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 가입에 관심 있는 베트남, 태국 등과도 가깝게 지내고 있다.
랴브코프 차관은 러시아와 대립하는 국가들이 ‘잘못된 안보 인식’에 안주하면 안 된다며 “지금은 설득, 일종의 논쟁이 계속 사용되고 있지만 실제로 그것들은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보상 조치로 작용할 수 있고 적절한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는 지역에 그런 시스템을 배치하는 것을 포함한 더 강한 수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지난 2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의 배치에 대한 국제적인 제약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7년 미국과 옛 소련이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 따라 중·단거리 미사일 생산·배치에 제약이 있었으나 2019년 미국이 이 조약 파기를 선언하면서이 분야에 대한 제한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1998년 러시아와 미국이 체결한 미사일 발사 통지에 관한 양해각서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러시아가 오레시니크를 시험 발사할 때 이를 미국에 통보한 것이라고 랴브코프 차관은 설명했다. 그는 전략 핵탄두 제한을 골자로 한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도 러시아가 참여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에 오레시니크 배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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