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 “정치파업으로 시민불편 만들 셈이냐”
“폭설로 교통 상황이 안 좋으니 지하철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서울에 117년 만에 폭설이 내린 27일 도로가 정체되면서 곳곳에선 이런 교통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폭설 뒤 기온이 떨어지면 바닥이 얼어붙어 앞으로 각종 사건사고로 인한 정체 현상도 심해질 수 있다.
하지만 내달 5일부터 KTX와 수도권 지하철 1·3·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운행 등을 담당하는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고, 6일부턴 서울 지하철 1~8호선 운행을 맡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제1노조와 서울 지하철 9호선 상당 부분 운행을 맡고 있는 서울메트로 9호선 지부가 파업에 가세한다.
다음 주부턴 또다시 폭설이 내릴 경우 지하철까지 파행 운영되는 상황에서 극심한 교통 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임금 인상과 인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는데, 철도 노조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이 ‘윤석열 정권 퇴진’ 등을 주장하며 공공 분야의 파업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페이스북에서 “오늘 아침 서울 일부 지역이 20cm 넘는 폭설로 뒤덮였다”며 “11월에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것은 117년 만인데, 앞으로도 많은 눈이 예보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다음 달 5~6일 철도·지하철·급식노동자 등 7만명의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며 “정치파업으로 시민들의 불편을 만들 셈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노동자 권익 보호라는 본연의 목적은 뒤로한 채 ‘정권 퇴진이 답’이라며 정치 구호를 앞세웠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더욱 우려되는 점은 이번 파업이 시민생활의 필수인 공공 인프라를 겨냥했다는 것”이라며 “시민의 발인 철도와 지하철은 물론 아이들의 학교 급식과 돌봄까지 모두 (파업)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주 ‘지하철 태업 투쟁’으로 가장 큰 고통을 겪은 것은 누구였느냐. 바로 외곽에 거주하며 장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시민들이었다”며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민주노총이 정작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노동자들의 발목을 잡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조합원 100만의 노동단체인 민주노총은 핵심 간부들이 노동운동을 빙자해 북한 간첩활동을 벌이다 최근 중형을 선고받았고,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정권 퇴진 장외집회를 열려다가 여론이 나빠지자 별도 집회로 선회했다”며 “이제는 노동운동의 방향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시민의 일상이 멈추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고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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