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이사장은 내년까지 의정갈등이 이어져도 건강보험 지출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28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전날 간담회에서 의정갈등 장기화에 따른 건보 재정 악화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건강보험료가 2년 연속 동결된 데 대해 “저희로선 걱정이 크지만 올해 급여 지출이 많아지지 않으면서 보험료가 동결된 부분을 상쇄하고 있다”며 “실제 저희 지출 부분은 그렇게 타격은 없다”고 말했다 .
건보공단은 올해 2월 전공의 집단행동 후 경영난을 겪는 수련병원들에 1조6000억원가량의 급여비를 선지급했고, 비상진료 관련해서는 70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다만 상급종합병원 의료 이용이 줄어드는 등 예상보다 급여비가 많이 청구되지 않으면서 전체 재정에 별 문제는 없다고 정 이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공단 예산이 100조가 좀 넘었다가 아마 내년엔 120조가 될 정도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금년엔 지출 증가분은 아직까지 없다”면서 “적립금으로 투자를 해서 1조 이상 자금 운용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저희로서는 자랑스럽고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의정갈등이 내년에도 지속될 경우 재정 대책 등에 대해 “의정갈등이 계속되면 어떻게 되겠느냐, 저희 지출엔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병원이나 의원급들은 예상보다 지출이 많이 늘고 있지만 그 정도는 (부담)할 수 있다. 상급종합병원에서의 과한 소비가 조금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당분간 재정 운영은 괜찮지만 이 자리를 떠난 뒤 ‘그 전 이사장이 잘못해서 재정이 이렇게 됐다’는 이야기가 안 나오게 아껴서 지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1068개 비급여 항목 보고와 관련해 “병원은 병원대로 의원은 의원대로 95% 이상 수집되고 있다”며 “비급여가 국민들의 건강관리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계속 자료를 제공하면서 합리적인 비급여 제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개혁 방안 중 ‘급여·비급여 혼합진료 금지’가 검토되는 데 대해선 “(논의와 관련해) 의료개혁특별위원회와 공단 사이 직접적인 접촉은 없다”면서도 “혼합진료를 어느 정도 금지시키는 것은 제 오랜 바람”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혼합진료의 효과를 검증해달라는 요청을 넣겠다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수가 문제 해결을 위해선 상대가치점수를 대대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업무 난이도와 위험도 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수가 보상이 제대로 안 되는 부분이 상대가치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상당히 불합리한 부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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