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Long-range Surface-to-Air Missile)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현재 배치된 패트리엇(PAC-3)과 국산 천궁-Ⅱ(M-SAM-Ⅱ)과 함께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 능력이 한층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9일 대전 청사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 주재로 L-SAM 개발 완료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L-SAM은 ‘탄도미사일 종말단계 상층 방어’를 담당한다. 패트리엇이나 천궁-Ⅱ는 종말단계 하층을 방어한다. 따라서 이날 L-SAM의 국내 개발로 인해 군이 목표하는 다층적 미사일 방어 능력 체계 확보에 한 걸음 더 전진하게 됐다는 평가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상승 단계, 외기권에서 고공비행하는 중간단계, 고도 100㎞ 이하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목표를 타격하는 종말단계를 거친다. 종말단계 중에서도 통상 고도 40㎞를 기준으로 상층과 하층을 구분한다. 패트리엇이나 천궁-Ⅱ는 종말단계 하층을 방어한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는 '종말단계 고고도 지역 방어'을 담당한다. 종말단계의 상층을 방어한다. L-SAM의 전력화는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훨씬 촘촘하게 강화하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즉 미사일 방어를 종말단계에서 상층과 하층 2개 층에 걸쳐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우리 영토를 향해 발사될 경우, 일단 L-SAM이 상층에서 먼저 요격하고, 만약 실패한다면 하층에서 천궁-Ⅱ나패트리엇이 요격을 시도하는 개념이다.
L-SAM에는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 극소수 국가만 보유한 요격 관련 최첨단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돼 적용됐다. 이번 L-SAM에는 적 미사일을 직접 타격하는 직격요격(힛투킬·hit tokill) 방식이 채택됐다. 통상적으로 목표물 주변에서 폭발해 파편으로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식보다도 훨씬 정확도와 파괴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는 그만큼 정밀 유도 기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위치 자세 제어장치(DACS), 적외선 영상탐색기(IIR) 등이 필요하다. 군은 L-SAM을 내년부터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대 중후반 실전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L-SAM 대비 방어 범위가 3∼4배 넓은 L-SAM-Ⅱ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건완 국방과학연구소장은 “L-SAM 작전 통제의 모든 기술적 요소를 독자적으로 완성해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 방어체계 개발 능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축전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의 획기적인 진전”이라며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을 이루어 낸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들과 국방관계자 및 참여업체 여러분 모두의 노고를 높이 치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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