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겠다.”
이번 주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뉴스는 배우 정우성의 이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모델 문가비가 낳은 자식이 자신의 아이임을 확인하고 양육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후 두 사람의 결혼 여부, 정우성과 다른 여성들과의 염문설 등이 꼬리를 물면서 해외 언론에까지 보도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정우성과 문가비의 혼외 출산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비전통적 가족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촉발됐다고 보도했다. BBC는 “한국은 혼외 출산을 금기시하는 보수적인 나라”라면서 그의 행태에 많은 팬들이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가족 구조가 점차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우성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의 SNS 발언을 인용했다. 이 의원은 “연예인의 사생활이 관심사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결혼 여부까지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누군가와 함께 살기로 결심하는 것은 개인적이고 실존적인 선택이다. 아이 출산이 곧 혼인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답답하다”는 글을 올렸다.
문제는 정우성 개인의 선택과 비혼 출산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아니라 정우성 개인 사생활에 대한 시비로 논란이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비혼 출산은 전세계적으로도 눈에 띄게 급격한 저출산 현상을 빚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정부가 관련 지원책을 준비할 정도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결혼을 하지않고 동거를 하며 출산하는 이들에게 일반 가족에 준하는 법적·제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정우성 사생활과 배신 논란, 연예인 자질 시비 등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이미지를 중시하는 연예인에게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며 “책임을 지라”는 압박이 거세지는 형국이다.
이를 의식한 듯 정우성은 ‘혼외자 스캔들’이후 처음 공식석상에 나타나 다시한번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을 밝혔다. 29일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서울의 봄’에서 호흡을 맞춘 황정민과 무대에 오른 정우성은 “저에게 사랑과 기대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염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며 “모든 질책은 제가 받고 안고 가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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