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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 결승골… ‘태하 드라마’ 해피엔딩 썼다

입력 : 2024-12-01 20:34:30 수정 : 2024-12-01 20: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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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하 감독’의 포항, 울산 꺾고 코리아컵 제패

金, 연장전 극장골로 1-1 균형 깨
2골 그친 올 부진 씻고 대회 MVP
포항, ‘대회 최다’ 6회 우승 금자탑
박감독, 친정 복귀 첫해 트로피 들어

2011시즌 프로축구 내셔널리그(현 K리그2) 강릉시청에서 뛰던 공격수 김인성(35·사진)은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무명에 가까웠던 당시 만 22세 김인성은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1위팀 CSKA 모스크바에 입단하며 한국 축구에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인성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며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일전에 출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거기까지였다. 김인성은 러시아에서 리그 1경기와 컵대회 1경기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한 시즌 만에 방출됐다. K리그로 돌아온 김인성은 이팀 저팀 떠돌았다. 2013시즌 성남 일화(현 성남FC) 유니폼을 입었고 이후에도 4팀을 더 오갔다. 김인성은 2019년 울산 현대(현 울산 HD)에서 34경기 9골을 기록한 뒤 기량이 서서히 하락했고, 2부리그에 몸담다 2023시즌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포항에서 김인성은 올 시즌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평범한 기록을 남겼다. 이런 김인성이 대한축구협회 코리아컵(옛 FA컵) 결승에서 ‘생에 가장 감격스러운’ 득점포를 가동하며 올 시즌 K리그1 우승팀 울산 HD를 침몰시켰다.

“동해안 맹주는 우리” 박태하 감독(앞줄 가운데)을 비롯한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이 지난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코리안컵 결승에서 울산 HD를 꺾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뉴스1

포항은 지난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리아컵 결승에서 김인성 결승골에 힘입어 2024 K리그1 우승팀 울산 HD를 3-1로 물리쳤다. 디펜딩챔피언 포항은 대회 2연패와 함께 1996년, 2008년, 2012년, 2013년, 2023년에 이어 통산 여섯 번째 트로피를 들게 됐다. 이로써 포항은 전북 현대, 수원 삼성(모두 5회)을 제치고 이 대회 최다 우승 구단으로 올라섰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울산이 제압했다. 전반 38분 울산 주민규가 이청용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하며 포항의 골망을 흔들었다. 0-1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은 포항은 반격에 성공했다. 후반 24분 정재희가 드리블로 공간을 만들어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왼발 슛을 때렸고, 이 공이 이청용 몸에 맞고 들어가면서 포항은 동점을 만들었다.

팽팽한 접전을 벌이던 두 팀의 승부는 연장에서 갈렸다. 연장 후반 7분 포항 김종우가 울산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김인성이 골문 정문에서 뛰어올라 머리로 방향을 바꿔놨다. 2024시즌 K리그1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울산 키퍼 조현우가 손 쓰지 못할 만큼 깔끔한 골이었다. 2-1로 앞서가기 시작한 포항은 후반 추가시간에 강현제가 추가골을 터트리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결승골을 넣은 김인성은 대회 MVP에 선정됐다. 김인성은 “경기장을 가득 채운 포항팬 응원을 받으니 벅차오르는 느낌을 받았다”며 “라이벌전이라 더 이기고 싶었는데, 내가 득점하고 포항이 우승컵을 들어 올려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뛰었던 팀을 상대로 득점을 올리면 골 세리머니를 자중하는 편인데 이번 골을 넣고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며 “축구인생에서 가장 감격스러운 골을 어시스트한 김종우를 위해 뭐든지 다 해주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웃었다.

올 시즌 친정 사령탑으로 복귀한 박태하 포항 감독은 코리아컵을 제패했다. 주축 선수는 물론 감독도 바뀐 채 2024시즌을 맞은 포항은 연일 극장골을 터트리며 10라운드까지 7승3무 무패행진을 이어갔고, 코리아컵에서도 우승하는 드라마를 썼다. 박 감독은 “김인성이 중요한 시간에 결정적인 골을 멋지게 넣은 덕분에 마지막 박수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올 시즌 급하게 시작했지만 선수들 땀과 노력에 운도 따랐다”고 돌아봤다.

한편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허정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나란히 이 경기를 지켜봤다. 둘은 악수를 했지만 특별한 대화는 없이 자리를 지켰다. 허 전 감독은 앞서 정 회장이 4선 출마에 도전하자 “독선적이고 무책임하다”며 “축구계에 큰 불행”이라고 날을 세운 바 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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