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부모가 세종시의 한 초등학교 교실을 찾아가 자신의 딸을 괴롭혔다고 지목받은 남학생 주변에 파스를 뿌리며 난동을 피웠다.
지난달 2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22일 세종시의 한 초등학교에 한 학생의 어머니 A씨와 할머니, 어머니의 지인 남성이 방문했다.
A씨는 해당 초등학교 3학년 한 여학생의 어머니로, 딸이 같은 반 남학생에게 당한 학교폭력 당한 문제와 관련해 직접 상담차 방문했다.
그는 상담 중 "화장실에 가겠다"며 지인 남성과 함께 자리를 비웠고, 교사는 할머니와 계속 상담을 이어갔다.
하지만 A씨의 발걸음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교실이었다. 그는 뒷문을 열고 소리 지르면서 들어가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남학생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A씨는 "너 왜 내 딸 괴롭혀? 괴롭힐 거야? 안 괴롭힐 거야?"라며 고성을 지르며 남학생의 책과 책상 주변에 파스 스프레이를 뿌렸다. 그는 남학생의 눈에도 파스를 뿌리려고 시늉한 뒤, 책상을 발로 차고 욕을 했다고 전해졌다.
교사들과 학교 관계자들은 곧바로 여학생 엄마와 아이들을 분리시켰다. 그러나 A씨의 난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가 1층 복도와 2층을 돌아다니면서 소리 지르자, 교사는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된다. 교무실에 가든지, 나가든지 안 그러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경고했다.
교사가 자신의 행동을 제지하자 A씨는 "누가 누굴 신고하냐"며 반말로 소리치고, 교내 소파 위에 올라가 "너 신고할 거야"라며 폭언을 퍼부었다. A씨의 행동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도착한 후에야 멈췄다.
A씨는 틱톡커 인플루언서로, 2년 전 방송에서 이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제 딸) 왕따당하면 그 학교 다 부수러 갈 거다. 어린애 필요 없다. 나이 중요하지 않다"라며 "두 번 다시 내 딸 못 건드리게 XX 팰 거다. 학교에 쇠 파이프 들고 가서 때릴 거다. 고소하라고 해라"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번 일로 큰 충격을 받아 단체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학교 측은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A씨를 교권보호위원회에 신고하고, 민·형사상 고발할 예정이다.
교사와 학교 관계자는 "큰소리치는 학부모들 많지만 참고 넘기는 경우가 태반이다. 제일 중요한 게 넘어서는 안 될 선인데, 그게 바로 교실 안 교권"이라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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