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박서진의 군면제 판정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최근 박 씨처럼 정신질환 사유로 군면제를 받는 비중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일보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실을 통해 병무청으로부터 입수한 ‘2020년~2024년 전시근로역 편입 현황’ 자료를 보면, 정신질환을 사유로 전시근로역이 된 이는 올해 9월말까지 8104명에 달한다. 정신질환으로 4급 판정을 받았다가 장기 대기하면서 5급인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된 사례다.
장기 대기하다가 5급인 전시근로역이 된 이는 올해 총 1만1853명. 이 중 70%(8104명) 가까이가 정신질환 때문이란 얘기다. 이 사례는 2020년 5607명, 2021년 6550명, 2022년 7273명, 지난해 7980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조현병 등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바로 5급 판정을 받고 전시근로역이 된 사례가 이 통계에 빠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이보다 더 많은 이가 정신질환으로 군면제를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시근로역은 평시에는 징병되지 않다가 전시에만 소집돼 군사지원업무에 투입되는 인원들을 말한다.
병역판정검사시 1,2,3급을 받으면 현역으로, 그리고 사회복무요원이나 공중보건의 등은 4급 보충역으로, 그 다음이 5급에 해당되는 전시근로역이다.
군면제인 6급인 경우 여성을 제외하고는 거의 받기 힘들기 때문에 5급 전시근로역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실상 군면제라고 보면 된다.
이들은 일상생활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당뇨병, 자가면역질환, 뇌졸중 등 신체적 장애가 있거나, 뇌전증, 정신증과 같이 정신병력이 있는 경우 해당된다. 또 1년 6개월 이상 금고, 징역의 실형을 선고받아도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된다.
여기에, 앞선 통계와 같이 우울증, 불안증 등 정신질환으로 4급 판정을 받고 장기 대기를 하다 후순위로 밀려 전시근로역이 된 경우도 포함된다.
한편, 허위로 정신질환이라고 속이고 병역을 기피하다 적발된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도 9월말까지 20명이 적발됐다. 이들은 우울장애 등 정신과 증상을 허위로 호소하거나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 병원에서 병무용 진단서를 받아 제출해 4급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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