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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재개관 영예 앞두고 최악 위기 직면한 마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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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07 12:15:18 수정 : 2024-12-07 12: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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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문화재 복원 능력 세계에 과시할 기회
내각은 붕괴, 여론은 “대통령 임기 단축”
트럼프·젤렌스키 회동 성사 가능성 ‘주목’

7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노르트담 대성당 재개관 행사를 앞두고 전 세계의 시선이 프랑스 파리에 쏠린다. 5년 전 화재로 불탄 대성당 복구 완료도 물론 흥분되는 일이나, 그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처음 국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사적 장면에서 주인공 역할을 해야 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마음껏 영예를 누리기는커녕 취임 후 최악의 곤경에 빠져 허덕이는 모습이다.

 

전날 AFP 통신에 따르면 마크롱은 이른 시일 안에 새 총리를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여소야대의 프랑스 하원은 미셸 바르니에 총리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프랑스 헌법상 대통령은 의회 동의 없이 총리를 임명할 수 있으나, 의원 과반이 총리 불신임에 찬성하는 경우 해당 총리는 물론 내각 구성원이 전부 물러나야 한다.

지난 11월29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복원 공사가 끝나 재개관을 앞둔 노트르담 대성당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바르니에는 마크롱의 측근은 아니지만 지난 9월 마크롱의 지명으로 총리가 되어 내각을 구성했다. 하지만 의회 의원 과반의 지지가 없는 ‘소수파 정부’의 수장으로서 줄곧 한계를 드러내다가 결국 취임 3개월 만에 낙마했다.

 

현재 프랑스 의회는 좌파 정당들의 연합체 ‘신인민전선’(NFP)이 193석으로 1당, 마크롱의 중도 여당이 166석으로 2당, 극우 성향 ‘국민전선’(RN)이 142석으로 3당에 각각 해당한다. 전체 577석의 과반(289석 이상)을 점유한 단일 정치 세력이 없는 것이다.

 

프랑스 대통령은 임기가 5년으로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2017년 5월 취임해 연임에 성공한 마크롱의 임기는 오는 2027년 5월까지로 아직 2년 6개월 가까이 남았다. 하지만 NFP, RN 등 주요 야당들은 “의회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한 식물 대통령”이라며 마크롱의 조기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 국민을 대상으로 한 각종 여론조사도 “마크롱이 스스로 임기를 단축해야 한다”는 응답이 과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마크롱 본인은 임기 완주 의사가 확고하지만, 남은 임기 내내 여소야대 의회와 대치하며 손발이 묶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그간 마크롱이 고대해 온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이 열리게 되자 AFP는 ‘노트르담의 영광을 누리려는 마크롱을 에워싼 정치적 폭풍’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마크롱이 처한 위기를 지적했다.

 

대성당 재개관 행사에 참석할 해외 정상급 인사 중에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신분의 트럼프가 단연 눈에 띈다. 현 조 바이든 행정부를 대표해선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함께한다. 트럼프가 정적인 바이든의 부인 질에게 어떤 태도를 취할 지 벌써부터 관심을 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은 미국 대선 이전인 지난 9월 뉴욕을 방문한 젤렌스키가 트럼프와 만나 대화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참석에도 눈길이 쏠린다. 젤렌스키는 그간 “취임 후 24시간 이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공언해 온 트럼프와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노트르담 관련 행사를 계기로 트럼프와 젤렌스키 간에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측은 두 사람만 따로 만나 대화하는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오랫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해왔다.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량의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비판하며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회동 성사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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