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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금·달러로 몰리는 돈 [경제 레이더]

입력 : 2024-12-09 05:00:00 수정 : 2024-12-08 19: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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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수출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비상계엄 여파로 국내 정치까지 혼돈에 빠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미 달러를 확보하려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시중 유동성의 이런 움직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 5일 기준 605억7307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보다 16억452만달러(약 2조3000억원) 불어났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진열된 골드바 모습. 뉴시스

달러 예금 잔액은 이달 들어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당선과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연속 인하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자 차익 실현 수요가 쏠리기도 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로 환율이 또다시 급등하자 안전자산을 확보하려는 이들이 몰려들었다. 이에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외화통장을 통한 외화 환전거래를 중지하고, 해외송금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비상계엄은 단기간에 해제됐지만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서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만큼 앞으로 달러의 몸값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금 투자도 늘고 있다. 금통장(골드뱅킹)을 취급하는 3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의 누적 판매 중량은 지난 5일 기준 6256㎏으로 집계됐다. 계좌 수는 270만423좌, 잔액은 7502억원 규모다. 앞서 이들 은행의 금통장 판매 중량은 10월 말 6285㎏에서 11월 말 6249㎏으로 감소한 바 있다.

트럼프 재당선 후 소폭 하락했던 금값은 최근 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의 국제 금 시세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일 g당 11만9000원이었던 금 가격은 4일 12만570원을 기록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정치·경제 불안이 지속된다면 달러, 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괜찮지만 이미 몸값이 오른 달러 쏠림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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