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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대표 ‘녹색도시’ 꿈꾸는 광주… 탄소중립 시설·정책 잰걸음 [지방기획]

입력 : 2024-12-09 06:00:00 수정 : 2024-12-08 23: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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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다분야 친환경 행보 눈길

지속가능 발전 위한 시설 마련 적극

바이오 가스화 시설 2028년 준공 목표
‘국비 확보’ 목현천 생태하천 복원 탄력
신재생에너지 정부사업 7회 선정 성과

환경 관련 시민·정책 운동도 활성화

다슬기·미꾸리 등 치어 방류행사 열고
플리마켓 등 일상 속 탄소중립 실천 활발
정부 ‘탄소포인트제’ 시민 참여도 적극

#1. “책과 강연으로 기후·환경 문제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의견을 나누는 계기가 됐습니다.”(방세환 경기 광주시장)

지난달 28일 광주시 광남도서관에선 ‘이색’ 북 콘서트가 열렸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의 저자인 타일러 라쉬가 강연자로 나선 행사에선 에너지 절약과 분리배출, 음식물 쓰레기 감소 등 당장 지구를 살리기 위한 활동들이 제안됐다. 재난 대응과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체험 프로그램과 버스킹 공연, 북 큐레이션도 이어졌다.

 

경기 광주시민들이 최근 경안천 수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슬기 치패와 붕어 치어 등을 방류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강연을 진행한 라쉬는 “위기 상황인 지구를 위해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누구라도 함께 실천할 때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선 일회용 컵 사용을 자제하고 텀블러를 지참한 참가자들에게 음료수 쿠폰이 선물로 주어졌다.

 

#2. 올해 6월 광주시 퇴촌면 광동로 일원에선 ‘퇴촌 토마토축제’가 열렸다. 20만명에 육박한 방문객들은 난생처음 토마토 풀장을 경험하고, 토마토로 만든 김치를 맛봤다.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로 채워진 축제는 ‘친환경’이라는 세 글자에 방점을 찍었다. 이 지역 토마토 농가 10곳 중 9곳이 무농약 친환경 인증을 받은 것과 관련이 깊다. 광주시 관계자는 “퇴촌 토마토의 당도를 결정짓는 비결은 철저한 물 관리”라며 “물에 미생물을 주입해 단단하고 저장성 높은 토마토를 생산한다”고 전했다.

 

◆바이오 가스화 시설 등으로 생태계 복원

인구 40만의 경기 남부 중심도시 광주시가 탄소 중립 녹색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북으로 팔당호를 낀 광주시는 430㎢ 면적에 지리적 이점까지 갖췄지만 대부분 상수원 보호구역에 묶이며 수도권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의 규제를 받고 있다. 이에 중첩 규제 해소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11일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된 ‘광주시 통합 바이오 가스화 시설’ 설치는 변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분뇨, 음식물 쓰레기, 하수 찌꺼기 등의 유기성 폐기물을 활용해 바이오 가스를 추출하는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렇게 생산된 바이오 가스는 온수 공급 등 지역주민을 위해 다양하게 활용된다.

총사업비 892억원 규모로 올해 3월 환경부 공모에 선정됐다. 이를 통해 시는 국·도비 588억원을 확보했다. 내년 초 설계 용역 착수, 2026년 착공, 2028년 준공을 목표로 곤지암읍 수양리 423번지 일원에 건립이 추진된다. 기획재정부는 이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지난달 예타 면제를 확정했다.

 

장기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시너지 효과도 두드러진다. 바이오 가스 추출 시설과 함께 수양리 일대에 소각시설, 생활자원 회수시설 등이 들어선다. 이른바 ‘광주시 종합폐기물 처리시설 단지’이다. 단지 조성에는 2170억원(국비 46.4%, 도비 13.3%, 시비 38.3%, 원인자부담 2%)이 소요된다.

 

다양한 공모사업에 꾸준히 참여해온 광주시는 정부, 경기도와 손잡고 여러 친환경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378억원이 투입되는 목현천 생태하천 복원은 시의 노력을 압축한 산물이다. 수생태계의 건강 회복과 쾌적한 친수공간 조성에 무게를 뒀다. 시는 경기도 수자원본부의 생태하천 복원 사업 공모에 참여해 1등을 차지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6월 관련 용역에 착수했고, 이렇게 확보한 국·도비 320억원은 사업의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업은 시 농업기술센터(목현동 42-1)에서 이배재 터널 입구(목현동 716-4)에 이르는 연장 3.2㎞ 구간에 생태 호안과 여울 등을 만들고 이송관로, 생태습지를 조성하는 내용이다. 생태 탐방로와 관찰시설도 설치된다.

시는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사업인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지원사업’에선 7년 연속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에만 국비 10억원을 확보하는 등 2019년부터 지금까지 96억원을 확보했다. 그동안 지역 1173곳의 주택 및 건물에 1만2216㎾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보급했고, 올해에는 초월읍 123곳에 1580㎾ 규모의 설비를 완공했다.

◆기후위기 극복 위해 일상서 탄소중립 실천

크고 작은 환경 관련 시민·정책 운동은 이미 시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다슬기 치패 및 미꾸리·각시붕어 치어 방류행사가 대표적이다. 전국자연보호중앙회 지회 등이 주관해 올해 15번째 행사를 치렀다. 경안·정암·곤지암·목현천 등에서 방류된 다슬기 치패 20만마리와 미꾸리·각시붕어 치어 2000마리는 하천 퇴적 유기물과 이끼를 제거해 수질 정화에 도움을 주게 된다.

 

경안천시민연대가 방세환 광주시장(왼쪽)과 함께 천변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 광주시 제공

생활 속 탄소 중립 운동은 광주시를 바꾸는 원동력이다. △봄맞이 서고털이 플리마켓 △탄탄대로 기후 행동 챌린지 △일회용품·온실가스 제로 캠프 △지구·환경의 날 연계 프로그램 등이다.

‘2050 탄소 중립 실현’을 목표로 하는 정부의 ‘탄소포인트제’ 역시 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정·상업시설에서 전기와 가스, 수도 등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면 현금과 상품권, 포인트로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이다. 광주시 가입자는 지난해 6084가구에서 올해 7147가구로 늘었고 인센티브 지급액도 1억105만원에서 1억3536만원으로 증가했다.

‘탄소 중립 선언’은 매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민사회가 주축이 된 선언식이 열려 700여명이 ‘약속 화분’을 받았다. 올해에도 온실가스 목표 관리제를 통해 공공부문에서 온실가스 기준배출량을 크게 감축했다고 시는 밝혔다.

지속가능한 에너지 복지정책을 위한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도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자립마을이 거둔 최근 3년간 탄소 저감 효과는 20만2320그루의 소나무를 심은 것과 비슷하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런 활동의 백미는 지난 9월 발대식을 가진 ‘2기 한강사랑포럼’이다. 이 포럼은 지역 국회의원과 단체장, 지방의원 등이 참여해 연대를 통해 지속적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는 자리다. 공동대표인 방 시장은 광주를 비롯해 용인·하남·의왕·이천·여주·양평·가평의 8개 시·군이 동참한 정책협의체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2월 닻을 올린 한강사랑포럼은 자연보전권역으로 묶여 수십 년간 고통받아온 한강 市, 다분야 친환경 행보 눈길유역 시·군들이 중첩 규제와 역차별을 딛고 균형 발전과 수질 개선을 이루도록 다양한 정책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방세환 경기 광주시장 “환경보호·경제발전 조화…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 것”

 

“지속가능한 도시의 개발과 완성도를 높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방세환(사진) 경기 광주시장은 시의 ‘지속가능발전 기본 및 협의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를 화두로 끄집어냈다. 시민 삶과 환경, 복지를 맞물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안천시민연대 등 환경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시민운동가 출신이다. 올해 8월에는 지속가능발전 지방정부협의회 제8대 회장에 취임했다.

 

방 시장은 8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친환경 도시로 자리매김한 광주시가 ‘발전’과 ‘보전’이란 두 마리 토끼를 놓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풀어놨다. 방 시장은 “그동안 (시의) 성공 사례와 경험을 토대로 국내외 단체와 협력하고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맡겠다”며 “여러 지자체와 손잡고 지속가능한 국가의 미래를 함께 공유하고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광주시의 최근 두드러진 행보는 통합 바이오 가스화 시설 설치다. 음식물 쓰레기나 하수 찌꺼기 등의 폐자원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소, 메탄 등을 활용해 도시가스 공급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에선 2022년 ‘바이오 가스 생산 및 촉진법’ 공포에 따라 지난해 말 하위 법령들이 시행됐다. 광주시 같은 공공 의무 생산자에겐 내년 50%를 시작으로 2045년까지 80%의 생산 목표율이 부과된다.

 

방 시장은 “이 시설에서 하루 190t의 유기성 폐자원을 처리해 1만4600N㎥(노멀입방미터·0도, 1기압상태에서의 기체 부피)의 바이오 가스를 생산하게 된다”며 “메탄가스 판매 수익과 바이오 가스를 활용한 이산화탄소 저감효과 등의 경제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시의 친환경 시책들도 강조했다. “한강지역환경청과 일회용품 안 쓰기 협약을 맺고, 올해 7월 ‘세계관악콘퍼런스’ 행사 때 보라색 재활용컵을 활용했다”며 “광주시가 오염총량관리제나 수질총량관리제 등에서도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시는) 향후 대한민국 탄소 중립을 선도하는 그린 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수도권 규제정책의 패러다임을 자율성과 경제 효율성을 보장하는 쪽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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