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에서는 ‘사르카즘’ 언급…해당 표현 두고서도 비판 이어져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한 박구용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정보를 알려주겠다’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요구 집회에 20·30대 여성이 많이 나온다는 식으로 발언해 비난을 얻어맞고 있다.
박 교수는 지난 8일 ‘매불쇼’에서 자신이 집회에 직접 참여한 사실을 언급하고 “가서 일단 느낀 게 두 가지”라며 “첫 번째는 많이 분노하고 슬퍼할 줄 알았는데, 그것보다 굉장히 신나하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어느 순간 자세히 보니 주요 연령층이 20·30대 여성이더라”며 “우리 세대가 아름답게 광장에서 퇴진할 때가 왔나보다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탄핵을 외친 이들에게 ‘절박함’이 있었다며 박 교수는 “지하철을 타러 내려갔는데 서명하는 장소가 있어서 놀랐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그 늦은 시간에도 젊은 여자분들이 줄을 서서 서명하고 있더라”며, “한강 작가가 ‘인간이 잔인하고 폭력적일 수 있나’라고 했었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아름다울 수 있냐는 걸 동시에 느꼈다”고 부연했다.
논란의 발언은 이 대목에서 나왔다. 박 교수는 “곧 (대학교) 기말고사가 끝나는 학생들이 많다”며 “그래서 다음 주말에는 더 많이들 나올 것 같다”던 김용남 전 의원의 말에 “그래서 20·30대 남성들에게 정보를 알려주려고 한다”며 “여자분들이 (집회에) 많이 나온다”고 반응했다.
해당 발언에 영상을 보던 누리꾼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내가 남성들의 집회 참여 독려용 도구냐”며 열을 냈고, 다른 누리꾼은 “당신과 다를 바 없는 투쟁하는 인간이지 남성들을 위한 어떠한 존재가 아니다”라고 격분했다. 민주시민 일원으로서 목소리를 내러 가는 것이지 남성들을 위한 어떠한 유인책도 아니라는 비판이 유튜브 영상 댓글에서 계속 이어졌다.
논란을 의식한 듯 매불쇼 측이 박 교수의 발언 일부를 편집한 것을 두고도, ‘은근슬쩍 넘어가려 하지 말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박 교수의 사과가 올라오기는 했으나 ‘사르카즘’ 용어 선택을 두고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0·30 남성들이 집회 현장에 보이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깨어있는 여성들을 쫓아서라도 시위 현장에 나타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사르카즘’을 던진 것이었다”던 그의 해명을 두고서다.
프랑스어로 ‘풍자’ 등을 뜻하는 사르카즘이 발언 사과에 쓰일 단어냐는 얘기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사과할게’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물의 빚은 부분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시위를 축제의 장으로 바꿔주신 용기 있는 여성분들께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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