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金과 獨리그 ‘코리안 더비’서 4·5호골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팀 6위로 껑충
경기 MVP·양팀 선수 중 최고평점 받아
뮌헨, 리그 첫 패… 13경기 무패행진 마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미드필더 이재성(32·마인츠)은 살림꾼으로 통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족적을 남긴 ‘전설’ 박지성(은퇴)의 플레이스타일과 닮았다고 평가받는 그는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뛰어난 공간 이해도를 앞세워 적재적소에서 수적 우위를 가져가 공격에 윤활유 역할을 한다. 다만 직접 골을 퍼붓는 경우는 드물어 스포트라이트는 ‘캡틴’ 손흥민(32·토트넘) 등 공격수에게 향하곤 했다.
2024∼2025시즌 공격에 눈을 뜨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이재성이 이젠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이재성은 ‘괴물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버티는 독일 거함 바이에른 뮌헨을 만난 코리안 더비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활짝 웃었다.
마인츠는 14일(현지시간) 독일 마인츠의 메바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14라운드 바이에른 뮌헨과 홈 경기에서 2-1 승리를 따냈다. 승점 22(6승4무4패)를 쌓은 마인츠는 6위로 올라섰다. 1위 바이에른 뮌헨은 정규리그 개막 무패 행진을 13경기에서 마감하며 첫 패배(승점 33·10승3무1패)의 아픔을 겪었다. 또한 지난 시즌 우승팀 레버쿠젠(승점 29)에 승점 4 차로 쫓기게 됐다.
이날 경기는 독일 무대서 펼쳐지는 코리안 더비였다. 축구대표팀 미드필더와 수비진서 각각 중추 역할을 하는 이재성과 김민재는 나란히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결과는 이재성의 완승. 이재성은 김민재가 중앙 수비수로 버틴 바이에른 뮌헨 수비진을 상대로 전반 41분과 후반 15분 연속골을 작성했다. 리그 4∼5호 골을 수확한 이재성은 정규리그 득점 공동 13위에 올랐다. 특히 이재성은 이날 단 두 번의 슈팅이 모두 골로 연결되는 뛰어난 결정력을 선보였다.
이날 득점으로 이재성은 정규리그 10∼14라운드에서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4골 2도움)를 달성했다. 시즌 공격포인트는 5골 3도움(컵대회 1도움 포함)으로 늘렸다. 눈에 띄는 건 이재성의 순도 높은 활약이다. 이재성이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쌓는 동안 마인츠는 4승1패를 달렸다.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재성은 전반부터 펄펄 날았다. 전반 41분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아르민도 지프가 페널티 왼쪽 지역서 왼발 슈팅을 때렸고, 이 공이 바이에른 뮌헨 마이클 올리세의 몸에 맞고 골대 정면 쪽으로 굴절되자 이재성은 재빨리 쇄도해 침착하게 왼발로 밀어 넣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마인츠는 후반 15분 이재성이 추가골까지 직접 책임져 승기를 잡았다. 이재성은 지프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전달한 땅볼 크로스를 골 지역 정면에서 잡아 절묘한 왼발 터닝 슈팅으로 멀티골을 완성하며 2-0을 만들었다. 이재성의 이번 시즌 첫 멀티골이다. 반격에 나선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42분 리로이 자네가 추격골을 넣었으나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이재성의 두 번째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경기 종료 뒤 축구통계업체 소파스코어는 이재성에게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8.3을 부여했다. 김민재는 평점 6.3에 그쳤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도 이재성을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하면서 “이재성을 골 외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고, 바이에른 뮌헨의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을 끊임없이 괴롭혔다”고 치켜세웠다.
이재성은 구단을 통해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두 골을 넣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며 “골을 넣는 과정이 뛰어났다. 나 혼자만의 성과가 아니라 모든 선수가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오늘 승리가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이재성은 이번 시즌 개인 최다 공격포인트를 벼른다. 2022∼2023시즌 기록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 11개(7골 4도움)와 3개 차여서 올 시즌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 작성도 달성할 전망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