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대행 중심으로 힘 모아야”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탄핵 후 첫 주말을 서울 용산 한남동 관저에서 보냈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전날 오후 7시24분 대통령직이 정지된 윤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탄핵 가결 직후 발표한 4분30초 분량의 담화에서 “저는 지금 잠시 멈춰 서지만 지난 2년 반 국민과 함께 걸어온 미래를 향한 여정은 결코 멈춰 서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공직자들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모두가 힘을 모아서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마지막 업무지시를 내렸다. 윤 대통령은 계엄에 대한 추가 설명이나 사과는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담화에서 “처음 정치 참여를 선언했던 2021년 6월29일이 떠올랐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재인정부의 ‘스타 검사’로 파격 발탁돼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초고속 승진했지만 “살아있는 권력도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던 문 전 대통령의 뜻을 그대로 실행에 옮겨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딸의 입시비리 의혹 등을 수사했다. 이 과정에서 정권과 갈등을 빚었고 2021년 3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충돌 끝에 임기를 못 채우고 사표를 던졌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3년 검찰의 국가정보원·국방부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검찰 수뇌부의 반대에도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 집행 등 적극 수사했다. 이 때문에 직무배제, 정직 1개월 징계 처분을 받고 좌천됐다. 그는 2013년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라는 발언으로 국민적 이목을 끌었다. 이후 2016년 국정농단 특검의 수사팀장으로 복귀했다.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수사를 이끌었고, 이 공로로 2017년 5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 의해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연이어 구속하고 2019년 9월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문 정부와 결별한 윤 대통령은 2021년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에 출마, 2022년 3월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0.73%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역대 최초 0선·검사 출신 대통령으로 2022년 5월10일 제20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임기 초 52% 지지율(한국갤럽 기준)을 기록했으나 잇따른 인선 논란, 당·정 개입 논란, 미국 순방 중 비속어 논란,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이태원 참사, 김건희 여사 논란 등을 겪었다. 결정적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로 지지율이 11%까지 하락한 끝에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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