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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국 주도권 뺏길라’ 李 제안 일축… 국정 정상화 안갯속 [‘尹 탄핵’ 가결 이후]

입력 : 2024-12-15 18:29:18 수정 : 2024-12-15 22: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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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정협의체 출범 난항

이재명 “내수부진 해소용 추경 논의”
尹정부 건전재정 기조 재검토 시사

권성동 “민주, 여당된 듯 행동” 반발
한덕수 대행 예방… 당정협 재개키로

반도체·고준위 특별법, 전력망법 등
산업계 발묶인 법안 조속처리 간절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정지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여당 국민의힘과 정부에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 협의체에서 우선적으로 소비 침체 해소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논의가 필요하단 뜻을 밝혔다.

 

정부는 이 대표 제안에 즉각 호응했지만, 여당은 야당을 뺀 기존의 ‘당정협의’를 통해 정국을 이끌어가겠다며 이 대표 제안을 거절했다. 소수당으로 자력 법안 처리가 불가능한 국민의힘이 주도권 다툼에만 골몰하면서 ‘시계제로’ 정국의 정상화를 지체시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국정공백 메울 3인방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를 수용했으나,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를 거절해 구성 여부가 난항에 빠졌다. 왼쪽사진부터 한 권한대행, 이 대표, 권 원내대표.
이재문 기자, 연합·뉴시스

이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바로 다음날인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회 제1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시장 안정화와 투자보호조치 등 경제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여야정 국정안정협의체 구성 제안을 내놨다.

 

그는 “협의체 구성을 통해 금융·경제·민생에 관한 정책 협의를 해나갈 것”이라며 “당장 할 일은 모두 인정하는 것처럼 내수부족에 따른, 정부의 재정역할 축소에 따른 소비 침체 해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경을 신속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협의체가 가동되면 윤석열정부가 견지해온 건전재정 기조의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구체적인 추경 논의 대상에 대해서는 “정부가 심각하게 줄여버린 골목상권·서민경제 지원을 위한 지역화폐 예산, 인공지능(AI) 관련 예산, 대규모 전력 부족 상태에 대비한 기반시설 확대 투자 예산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 10일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정부안 대비 4조1000억원을 삭감한 감액 예산안을 처리한 바 있다.

 

이 대표의 주장에 정부는 공감을 표시했지만 여당은 반대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금까지처럼 당정협의를 통해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정치를 끝까지 하려 한다”며 “야당도 이에 협력해주시길 바란다”고 되레 이 대표를 압박했다. 사실상 이 대표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그는 “탄핵소추 이후 민주당이 여당이 된 것처럼, 국정운영 책임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건 옳지 못하다”며 “여전히 국민의힘이 여당이고 고위당정협의회나 실무당정협의회를 통해서 윤석열정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여당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국민의힘을 두고 ‘여당’이 아니라 ‘2당’이라고 규정한 데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5일 국회에서 예방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실제 권 원내대표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를 예방하고 당정협의회 재개를 요청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현안 관련 브리핑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한 권한대행도 당연히 동의했다”고 전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협의체 구성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국회에 계류된 산업·경제지원법안 처리가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이 대표가 제안한 국정협의체 구성 문제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한 권한대행의 회동 자리에서도 주요 논의 주제로 다뤄져 접점을 찾을 여지는 있다. 박태서 국회 공보수석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 의장은 국회·정부 협의체에 당연히 여당이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여당과도 금명간에 이 문제에 대해서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반도체특별법이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반도체특별법은 정부가 반도체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각국이 반도체 산업 패권을 놓고 첨예한 경쟁을 벌이면서 여야도 22대 국회 들어 반도체 특별법을 발의하며 반도체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여당이 제안한 반도체 연구개발(R&D) 종사자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야당이 반대 입장이어서 논의가 멈춘 상태다.

 

국가기간전력망확충특별법(전력망법)도 국회 통과를 바라고 있다. 이 법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전력을 제때 공급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전력망 건설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송전망이 지나는 지역 주민에 대한 지원·보상책을 담았다. 이밖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방폐장) 특별법도 언제 논의가 재개될지 미지수다.


김승환·이진경·박지원·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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