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마약 팔아달라고 했더니 그 지인이 신고해 경찰에 덜미 [사건수첩]

해외에서 밀반입한 다량의 필로폰을 지인에게 연락해 국내에서 유통‧판매하려던 공급책이 지인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필로폰 해외 밀반입 공급책을 검거 후 유통경로를 추적해 이들로부터 필로폰을 매수‧투약한 혐의 피의자 등 13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붙잡아 베트남 클럽 운영자 등 6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경찰에 따르면 지인인 20대 무직 A씨와 창원에서 베트남 클럽을 운영하던 B씨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됐다.

이들은 큰돈을 벌기 위해 마약에 손을 댔다.

지난 9월 미국 LA로 건너간 A씨는 공급책으로부터 “모 호텔 앞에 가면 마약이 든 캐리어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실제 현장을 가보니 진짜 여행용 캐리어가 있었다. 이 캐리어에는 8만3300여명이 한 번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2.5㎏이 들어있었다.

A씨는 이 캐리어를 들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지만 공항 검색대를 유유히 빠져 나갔다. 공항 검색에 큰 구멍이 생긴 셈이다.

국내에 밀반입한 필로폰을 부산과 창원지역의 야산과 해안가 등에 숨겨 놓고는 B씨가 운영하던 베트남 클럽 손님 C, D, E씨에게 일부를 팔아넘겼다.

C, D, E씨는 이 필로폰을 창원과 진주지역에 있는 베트남인 전용 유흥업소에서 지인들과 함께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이들의 범행은 B씨로부터 “국내에서 마약을 유통‧판매하려고 하니 알아봐달라”는 연락을 받은 B씨 지인이 농담이 아닌 실제 마약이라는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들통이 났다.

경찰은 지난 10월 이들이 밀반입한 뒤 일부 판매한 후 숨겨 놓은 필로폰 1.668㎏ 시가 56억원 상당을 압수했다.

경찰은 필로폰 투약자 등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이달 말까지 집중 단속을 펼칠 방침이다.

정민효 창원중부경찰서 형사1팀장은 “마약류 범죄 신고자의 신원을 철저히 보호하고, 신고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니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제보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