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탄핵 사태로 외식과 숙박업자 두 명 중 한 명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소상공인 절반 이상이 경제 불확실성이 1년 이상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0∼12일 소상공인·자영업자 505명을 대상으로 긴급 실태조사를 한 결과 계엄·탄핵 사태 등의 영향으로 이달 들어 직·간접적인 피해를 봤다고 응답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전체의 46.9%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조사 대상인 소상공인·자영업자 505명 중 외식업자는 248명, 숙박업자는 257명이다.
주요 피해 사례로는 송년회 등 연말 단체 회식이 취소되거나 여행객이 투숙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일부 국가에서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 등을 내리면서 한국 여행이나 한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주의를 권고하며 불안 심리가 확산됐다.
아직 피해가 없다고 응답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중에서도 46.6%는 앞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난해 대비 올해 경영 사정을 비교하는 질문에 ‘곤란하다’고 답한 비율은 83.6%였다. 올해 경영 사정이 어려워진 이유(복수 응답)로는 ‘매출액 감소’(74.6%), ‘원재료비 상승’(41.0%), ‘인건비 상승’(40.8%), ‘고금리’(34.8%) 등이 꼽혔다.
국내경제의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인 40.4%가 ‘1∼2년간 지속’이라고 답했다. ‘6개월 이내’라는 응답은 30.1%, ‘2년 이상 장기화’라는 응답이 17.8%로 각각 집계됐다. ‘올해까지만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은 6.1%였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도 소비 심리 위축 현상이 수개월 이어졌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이듬해 3월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정치적인 격변 기간 소매판매액지수는 97.0(2016년 4분기)에서 89.7(2017년 1분기)로 떨어진 바 있다.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실행하고 있는 경영환경 개선 노력으로는 ‘원가 절감, 구조 조정 등 비용 절감’이라고 답한 비율이 60.4%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프로모션 진행 등 홍보 강화’(11.3%), ‘경영자금 조달처 확대’(8.7%), ‘사업 다변화 모색’(3.2%) 순이었다. ‘개선 노력이 없다’는 응답도 16.4%에 달했다.
중기중앙회는 “국회와 정부, 중소기업계가 머리를 맞대 내수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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