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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때 HID 첫 임무, 선관위 직원 30명 납치”

입력 : 2024-12-19 18:52:23 수정 : 2024-12-19 23: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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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김병주 의원 주장

“복면 씌워 수방사 벙커 수감 지시”
당시 기갑여단장도 정보사 대기
일각 기갑부대 동원 염두 의혹도
野 “김용현, 탱크로 밀어버려 발언”

계엄에 군인 1500명 이상 투입
尹 “소수 병력 투입” 발언과 배치

檢, 국수본 지휘부 윤승영 등 소환
우 국수본부장 피의자 전환될 수도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동원된 정보사령부 산하 북파공작원부대(HID)의 첫 번째 임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핵심 실무자 납치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계엄 상황에 투입된 군 인력은 1500명이 넘고,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은 실탄도 2000발 가까이 소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은) 작금의 위기상황을 국민들께 알리는 비상조치”였다며 “질서 유지에 필요한 소수의 병력만 투입하고 실무장은 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정황이다.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은 19일 MBC 라디오에서 “(HID 요원들의) 첫 번째 임무가 선관위에 가서 선관위 과장들과 핵심 실무자 30명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케이블타이로 손목과 발목을 묶고 복면을 씌워서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영내) B1 벙커로 데리고 오라(였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여러 루트로 확인했고, 회의장에 있던 사람들의 제보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관련 지침 전달 과정에서 “(납치 대상) 30명의 명단도 불러줬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지시를 받은 인원은 정보사령부 인원 총 38명이었고, 여기에는 HID를 포함해 소령·중령급 장교 등이 주로 있었다고 한다.

 

계엄 당일 판교 정보사 사무실에는 육군 제2기갑여단 구삼회 여단장(준장)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구 여단장은 3∼4일 휴가를 내고 판교 소재 정보사 예하 부대 사무실로 갔다. 구 여단장은 비상계엄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예비역 육군소장)의 호출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 연합뉴스

일각에선 비상계엄을 주도한 세력이 전방에 배치된 기갑부대 동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군은 부인했다.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기갑부대) 병력이 출동하기 위해서 준비했던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탱크로 밀어버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윤석열 내란 진상조사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용현은 12월 3일 11시40분 국방컨벤션센터 오찬에서 ‘국회가 국방예산으로 장난질인데, 탱크로 확 밀어버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당시 투입된 군 병력과 무장 수준도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민주당 백승아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특수전사령부(특전사)와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령부)는 계엄 당시 총 107대의 군용 차량을 투입했다. 블랙호크 헬기(UH-60) 12대도 특전사 707특수임무단(특임단) 대원들을 태우고 국회로 야간에 비행했다.

 

계엄군은 당시 방탄모와 방탄조끼, 야간투시경 등 개인 장비를 갖추고, 저격용 총과 K1 기관단총, 권총 등 화기를 지참했다. 삼단봉과 테이저건, 무인기를 무력화할 수 있는 드론재밍건까지 휴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에 투입된 707특임단은 실탄도 1920발 소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707특임단의 김현태 단장(대령)은 이날 새벽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와 이같이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계엄군은 특전사와 수방사, 방첩사, 정보사 등 총 1500여명 규모다. 방첩사 요원 49명은 주요 인사 14∼15명을 체포해 B1 지하 벙커에 구금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뉴시스

검찰은 국수본 압수수색 직후 국수본 수사 라인 지휘부이자 우종수 국수본부장의 핵심 참모인 윤승영 수사기획조정관(치안감)과 전창훈 수사기획담당관(총경)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방첩사가 경찰 국수본에 인력 지원을 요청하면서 ‘체포’라는 말을 언급하는 것을 들었다는 경찰 중간간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방사 벙커 내 구금시설을 관리하는 국방부 조사본부가 군 체포조와 관련한 연락을 주고받고, 수갑을 챙겨 현장에 출동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윤 조정관 등에 대한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우 본부장과 박헌수 국방부 조사본부장도 소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 본부장 등은 압수수색 당시 참고인 신분이었지만, 수사 경과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 본부장은 “참고인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반발했다.

 

비상계엄 관여 의혹을 이유로 공조수사본부(공조본) 참여 기관들이 검찰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공조본의 수사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검찰 수사를 통해 국수본과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의 비상 계엄 당시 체포조 운영 관여 의혹이 드러난다면 이들 기관이 계엄 ‘셀프수사’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조희연·박수찬·김승환·백준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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