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학대 사망’ 태권도장 관장에…판사 “강아지보다 못하게 갖고 놀아” 질타

檢 “학대, 목적성과 무관하게 성립”

최씨 측 변론 “단순한 장난이었다”

경기도 양주시의 한 태권도장에서 4세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태권도장 관장 최모 씨(35)에 대해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5살 어린이(오른쪽)를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30대 태권도 관장이 지난 7월 14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KBS 캡처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오창섭 부장판사)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최씨에게 무기징역과 함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씨는 지난 7월 12일 오후 양주시 덕계동의 태권도장에서 피해 아동을 돌돌 말아 세운 매트 구멍에 거꾸로 넣고 약 27분 동안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아동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11일 만에 숨졌다.

최씨는 재판 과정 내내 자신의 행위를 ‘장난’이었다고 주장하며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학대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아동에 대한 신체적 학대는 의도와 관계없이 성립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피해 아동의 사망이 최씨의 위험한 행동에서 비롯되었음을 주치의의 진술과 사건 정황으로 입증했다.

또한, 사건 직후 최씨가 태권도장 CCTV 영상을 삭제한 점을 들어 “급박한 상황에서도 증거를 은폐하려는 행동은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 근거”라고 지적했다.

최씨 측은 “피고인은 아이들과 장난을 즐기며 스릴감을 주는 행동을 했을 뿐”이라며 학대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미필적 고의가 성립하려면 살해 의도가 있어야 하는데, 피고인에게는 그런 동기가 없다”고 항변했다.

재판 중 오창섭 판사는 최씨를 강하게 꾸짖으며, “CCTV를 보면 피해 아동과 놀아준 것이 아니라 갖고 논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를 던지고 때리는 모습은 강아지보다도 못하게 대우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최씨가 제출한 반성문에 대해서도 “가치가 없다. 피고인이 진정으로 반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JTBC 갈무리

그는 최후 진술에서 피해 아동의 어머니를 향해 큰절을 하며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렸지만,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무기징역이 아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오열했다. 어머니는 법정에서 쓰러져 약 30분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최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년 1월 23일에 열릴 예정이다.

김현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