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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이 타이밍? ‘슬금슬금’ 가격 인상…기업들 “가격 조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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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21 09:46:42 수정 : 2024-12-21 10: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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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치 않다.

 

식품업체들이 원부자재 가격 인상과 환율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 조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비상계엄, 탄핵 등으로 혼란한 정국 속에서 정부 눈치를 덜 볼 수도 있다는 점도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2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음료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21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오츠카는 내년 1월부터 포카리스웨트, 나랑드사이다, 오란씨 등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 인상한다. 올해 가격 인상을 검토했으나 소비자 부담 최소화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인상 시기를 늦췄다는 입장이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및 물류비용 증가 등 외부 요인이 지속돼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도 프렌치카페 등 스틱커피 출고가를 9.5% 상향 조정했다. 커피 원두를 비롯한 야자경화유, 설탕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고환율 영향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이 밖에 오리온은 이달 초코송이, 오징어땅콩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고, 해태제과도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렸다.

 

앞서 동서식품은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최근 원부자재 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어 식품업체의 도미노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달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NYBOT)에서 거래된 코코아 선물 평균 가격은 t당 1만372.42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1.4% 급등했다. 같은 기간 로부스터 커피는 t당 5038.25달러로 77.8% 뛰었다.

 

서울의 한 마트에 딸기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신선식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겨울철에 즐겨 먹는 감귤과 딸기 가격이 지난해보다 10% 넘게 올랐다. 감귤(노지) 평균 소매가격은 10개에 4265원으로, 1년 전보다 18% 비싸다. 최근 3년 평균 가격(2907원)과 비교하면 47% 높다.

 

딸기의 경우 평균 소매가격은 100g에 2532원으로 1년 전보다 14% 비싸고 평년보다 24% 올랐다.

 

배추는 1포기에 4491원으로 전년 대비 55% 급등했다. 평년 대비 38% 높은 가격이다. 겨울이 제철인 당근도 1㎏당 6377원으로 1년 전보다 77%, 평년 대비 61% 뛰었다. 무도 개당 가격이 3041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90%)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원화 환율이 오르면 해외 원료 의존도가 높은 내수 기업들에는 치명타가 된다”며 “수입 물가 상승은 결국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장기 침체의 내수 시장은 더 안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원재료값 상승 부담에 고환율 타격까지 맞물리면서 내년 식품 물가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20일 달러 대비 환율은 이틀 연속 1450원대를 유지한 1451.4원에 마감했다. 한국 경제에서 ‘1450원대 환율’은 IMF 외환 위기(1997년 11월~1998년 3월), 글로벌 금융 위기(2008년 11월~2009년 3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15년 9개월 만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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