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확산하는 야미바이토(?)’
최근 야미바이토(‘어둠’을 뜻하는 ‘야미(闇)’와 ‘아르바이트’를 의미하는 ‘바이토(バイト)’의 합성어) 실행역으로 대만인들이 일본에서 잇달아 검거되고 있다. 일본 경찰의 강한 단속과 시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지며 범행 가담자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해외로 손을 뻗치고 있는 거라는 분석이다.
2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7일 한 일본인 남성을 속여 금괴를 빼돌리려한 대만인 두 명이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도쿄에 사는 70대에게 전화를 걸어 “휴대전화가 사기사건에 이용돼 체포장이 발부됐다”, “국세청에 금괴를 건넬 필요가 있다”는 등으로 속이고 금괴를 갈취하려 했다. 남성은 실제 9000만엔(약 8억3000만원) 상당의 금괴 7㎏를 구입하기까지 했으나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해 피해를 면했다.
체포된 두 명 중 20대가 범행에 가담하게 된 경위는 야미바이토 수법과 동일하다. 그는 지난 10월 말 SNS에서 “편하고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광고를 보고 처음 전화를 걸었고, 이후 익명성이 높은 통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 지난 4일 일본에 입국한 뒤 30대 대만인과 만났고, 지시역의 지시에 따라 범행을 저질렀다. 20대 대만인은 경찰 조사에서 “돈을 벌 수 있다면 무엇이든 좋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을 포함해 대만인들이 보이스피싱 등 야미바이토에 가담해 적발되는 사례가 최근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교토부의 70대 남성에게게 약 1억6000만엔(14억8000만원) 상당의 금을 사게 하고 훔치려 한 대만인 남녀 3명이 체포됐다. 체포된 여성은 SNS를 통해 “일을 소개받았다”고 한다. 지난 11일에는 훔친 카드로 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196만엔(1800만원)을 인출한 10대가 적발됐다. 이 10대는 범행 전 여권 사진, 주소 등을 보낸 뒤 “일본에 가라. 거부할 수 없다. 집에 가서 엄마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해외에서 일본으로 와 야미바이토에 가담하는 사건이 잇달으는데 대해 경찰 간부는 아사히에 “야미바이토 실행역 확보가 (일본에서) 어려워지자 가까운 외국에 손을 뻗치고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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