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연방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7개월 앞당겨 내년 2월23일 치르기로 확정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 결정을 의회 의장에게 전달했다며 “새로운 선거를 치르는 게 국익을 위해 올바른 길”이라고 말했다.
독일 기본법(헌법)에 따라 해산 선언에도 조기총선 이후 차기 의회 소집 때까지현 의회가 계속 활동한다. 올라프 숄츠 총리를 비롯한 내각도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권한을 행사한다.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은 지난달 초 자유민주당(FDP) 탈퇴로 이른바 ‘신호등’ 연립정부가 붕괴한 데 따른 것이다. 연정에 남은 사회민주당(SPD)와 녹색당의 의석수 합계는 절반에 못 미친다. 숄츠 총리는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를 의회에 요청하고 지난 16일 부결되자 대통령에게 의회 해산을 건의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앞서 내년 2월23일 총선을 치른다는 SPD와 제1야당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의 합의에 동의한 바 있다. 그는 이날 “바로 지금처럼어려운 시기에는 행동할 수 있는 정부와 신뢰할 만한 의회 다수당을 통한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가 조기총선 승부수를 던졌으나 그가 속한 SPD가 2021년 9월 총선 때처럼 제1당에 오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달 20∼23일 여론조사기관 인자(INSA) 설문에서 SPD 지지율은 16%로 CDU·CSU 연합(31%), 독일대안당(AfD·19.5%)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녹색당은 12.5%로 4위였다.
지난 20일 발생한 크리스마스 마켓 테러도 중도진보 SPD와 녹색당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정치인 20명을 놓고 선호 여부를 묻는 조사에서 숄츠 총리가 18위, 같은 당 낸시 페저 내무장관이 19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녹색당 아날레나 베어보크 외무장관은 17위였다. 극우 AfD의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가 14위, 또다른포퓰리즘 정당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의 자라 바겐크네히트 대표가 7위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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