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고파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차도선 서해호는 중장비 2대를 싣고 이동하던 중 선체가 갑자기 기울면서 전복됐다는 진술이 나왔다.
31일 태안해경 등에 따르면 전날 고파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83t급 서해선은 선체에 24t 덤프트럭과 11t 카고크레인 등 중장비를 싣고 운항하다가 사고가 났다.
전복된 선박은 바다 정비사업 업체가 운영하는 것으로 고기잡이 배가 아닌 차량·화물 등을 실어 나르는 차도선으로 구분하는 작업선박이다. 이날 벌말·우도항 어촌뉴딜사업 공사를 마치고 대형 중장비 2대를 싣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사고 당시 선박에는 한국인 5명과 베트남 국적 1명 중국 국적(추정) 1명 등 모두 7명이 타고 있었다.
해경은 뒤집힌 배 위에 올라 있던 2명을 구조했는데, 이들은 한국인 굴착기 기사와 크레인 운전기사였다.
해경에 따르면 이들은 "배가 갑자기 기울어져 바다로 뛰어들어 탈출했다"고 진술했다.
이를 토대로 수사당국은 선박에 실린 육중한 중장비가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서 배의 무게중심이 무너져 선체가 전복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가 난 지역은 전날부터 물결이 거칠어지고 있다. 현재 이 해역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해양수산분야 한 종사자는 "무게 중심이 맞지 않은 작업선은 작은 파도에도 넘어질 수 있다"며 "아무리 무거운 중장비도 파도 때문에 조금씩 움직이다가 어느새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현재 중장비를 적재할 때 선체에 제대로 결박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해호의 출입항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반 선박 또는 어선 등은 출입항 신고를 해경에 해야 하지만, 작업선인 서해호는 기타선박으로 분류돼 출입항 신고를 강제할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6시 26분께 서산시 고파도 인근 해상에서 7명이 탄 83t급 작업선 서해호가 전복됐다.
사고 후 2명은 구조됐지만 5명은 실종됐다. 해경은 밤샘 수색작업을 통해 지금까지 선박내에서 2명의 실종자를 발견했는데 모두 사망했다. 나머지 실종자 3명에 대한 수색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