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눈 많이 와 체포 못해”…경찰에 집행 일임
윤석열 대통령 체포·수색 영장 유효기간 하루 전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렸음에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는 집회 참여자들이 눈을 맞으며 밤샘 시위를 이어갔다.
6일 170여개 시민단체가 연대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등에 따르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지난 3일부터 대통령 관저 인근 일신아트홀 앞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외에도 한남동 앞에 모인 윤 대통령 탄핵 찬성·반대 집회 참여자 수백여 명은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자리를 지켰다. 전날 비상행동과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집회는 경찰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1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진행됐다.
당초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 시한은 이날 오후 11시59분까지다. 시민들은 시한이 다가올수록 현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우산과 우비, 은박 담요 등으로 눈을 피했다. 전날 서울에는 최대 8㎝의 눈이 예고되는 등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눈을 맞으며 시위 현장을 지키는 시민들 사진을 공유한 뒤 “강추위와 폭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남동을 지켜준 ‘은박지 천사’들께 경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 여러분들은 여의도에서, 남태령에서, 한남동에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덧붙였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 날 SNS에 “이 추위에 저 눈밭에서 이게 무슨 일입니까ㅠㅠ”라며 집회 응원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공수처는 지난 3일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군부대와 대통령 경호처 인력 200여명이 막아서면서 5시간30분 만에 철수했다. 전날도 서울 일대에 대설주의보가 내린 기상 상황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경호처 협조 공문과 관련한 회신을 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체포영장 재집행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이후 이날 오전 영장 만료를 앞두고 집행 업무를 경찰에 일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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