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윤’ 분류에는 “탄핵 찬성했으니 할 말은 없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대통령 관저에 모인 지난 6일, 같은 당 김재섭 의원은 관련 연락을 사전에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비윤(비윤석열)’ 혹은 ‘반윤(반윤석열)’으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당연히 안 나갈 걸 아셨는지 저에게는 연락을 안 하셨다”며 “(나중에) 들어보니 처음에는 많이 안 나가려고 했는데, 수가 굉장히 많아져서 오히려 그 이후로는 (다른 의원들에게도) 전화를 안 했다는 보도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연락을 받았나’라는 취지의 진행자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김 의원은 “관저에 나간 행위가 세 가지 지점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이 ‘광장 정치’로 뛰어 들어가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게 매우 안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광화문 등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는 아니지만 여당 의원들이 광장에서 정치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서다.
이어 “자칫하면 윤석열 대통령을 수호하는 모양처럼 비친다”며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됐고 계엄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하는 듯한 모습은 매우 부적절하다”고도 지적했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재집행을 가정한 뒤에는 “그때는 안 나가도 이상하고 나가도 이상하다”며 국민이 보기에 좋지 않은 선택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6일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했다. 관저 앞에는 ‘친윤(윤석열)계’와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의원 40여명이 모였다. 김기현, 나경원, 윤상현, 조배숙, 박대출, 김정재, 송언석, 이철규, 임이자, 정점식, 강민국, 권영진, 박성민, 유상범, 장동혁, 조은희, 김은혜, 김장겸, 이상휘, 임종득, 조지연, 최수진, 최은석 의원 등이 참석했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재집행 가능성이 보이면 언제든 관저로 달려가 ‘인간 저지선’을 구축하겠다는 의원이 이들 중에서 최소 9명은 된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더불어 맹윤(맹렬한 친윤)·찐윤(진짜 친윤)·친윤·멀윤(멀어진 친윤)·반윤으로 여당 의원들이 분열한다는 취지 보도도 있다. ‘맹윤’과 ‘찐윤’에는 김민전 의원과 이철규 의원 등이 속하고, ‘친윤’은 김기현 의원 등이 분류되며 ‘멀윤’과 ‘반윤’에는 각각 주호영 의원과 조경태 의원 등이 있다는 얘기다. 라디오에 출연한 김 의원은 ‘반윤’으로 분류됐다.
김 의원은 라디오에서 “탄핵에 찬성했으니 ‘반윤’으로 불려도 할 말은 없다”면서, 이같은 분위기는 당에 도움 되는 일이 아니라고 반응했다. 이렇게 나뉜 원인으로 ‘당의 혼란’을 지목한 그는 “반목하고 혼란스러운 모습을 안에서 보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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