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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개발부터 성능시험까지… 이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가속 [지방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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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3-13 06:00:00 수정 : 2025-03-12 20: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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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도시’ 횡성, ‘미래 도시’로 진화

2030년까지 3522억 투입 특화단지 조성
기술 집적·융합 등 통해 산업 구심점 노려
자율주행 운전·배터리 안전 평가 등 추진

‘지역경제 뿌리’ 농축산물 판로 확대 나서
횡성 한우 고급화 개량·친환경 사업 지원
군민 3명 중 1명 노인, 맞춤형 정책 시행

강원 횡성군을 대표하는 상품은 ‘한우’다. 횡성 한우축제가 열리는 매년 10월이면 최고급 국내산 소고기 맛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앞으로는 횡성 하면 또 다른 상품이 떠오를지 모른다. 초소형 전기자동차, 전기 이륜차, 전동 킥보드 등으로 대표되는 이모빌리티(Electric-Mobility·미래형 전동화 이동수단)다.

횡성군은 2014년부터 이모빌리티를 미래 먹거리 전략산업으로 선정, 집중 육성하고 있다. 완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단순한 구조가 아닌 산업 생태계를 조성 중이다. 예컨대 부품개발부터 성능시험까지 모든 공정이 횡성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10년간 꾸준히 이어진 투자는 하나 둘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2023년 11월 30일 강원 횡성군 횡성읍 묵계리 일원에서 이모빌리티 거점특화단지 착공식이 열리고 있다. 횡성군 제공

◆이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동시다발 추진

12일 횡성군에 따르면 군은 이모빌리티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은 횡성읍 묵계리 일원에 축구장(7140㎡) 117개와 맞먹는 84만㎡ 규모로 조성 중인 이모빌리티 거점특화단지다. 2030년까지 3522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거점특화단지는 1단계 이모빌리티 시험·인증 특화, 2단계 모빌리티 연구개발(R&D)·제조, 3단계 모빌리티 실증·체험 등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순차적으로 추진된다. 단계별 기술 집적과 시설 간 융합을 통해 강원도를 넘어 국내 이모빌리티 산업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지역개발 공모사업에서 ‘투자선도지구’로 선정돼 사업에 탄력이 붙은 상태다. 투자선도지구는 수도권 외 지역의 성장 촉진을 위해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별 전략산업을 발굴, 거점으로 육성해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선정되면 국비를 최대 100억원까지 지원받는다. 아울러 각종 규제 특례가 적용된다.

이외에도 군은 실제 도로를 기반으로 하는 레벨4 자율주행차량 운전능력 평가기술 개발 사업을 비롯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안전성 평가센터 구축, 산악도로 자율주행 실증평가 기반 구축, 전기·수소자동차 핵심부품 및 차량안전성 확보 지원 시스템 마련 등 다양한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생태계 조성이 가시화하면서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횡성군 5개 농공단지는 관련 기업들의 높은 관심 속에 분양률 100%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군은 농공단지 추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고체 전해질 소재 개발·생산기업 솔리비스가 횡성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농업인 지원, 횡성 8대 명품 육성 노력

군은 지금까지 지역경제를 이끌어온 뿌리 산업인 농축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우선 농민들이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판매할 수 있도록 판로 확대를 지원 중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고속철도 횡성역 앞 경관농업단지에 판로를 만드는가 하면 가을에는 메밀밭을 조성하는 등 계절별로 이색적인 공간을 마련해 관광객을 유치, 농가소득 증대를 꾀하고 있다.

농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생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도 시행 중이다. 군은 행복 농자재 사업을 통해 농약이나 비료, 종자, 모종 등을 구입비용의 절반을 지원한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지원 대상 면적을 두 배 늘리고 시설원예 농가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확장했다.

횡성 8대 명품(한우, 더덕, 안흥 찐빵, 어사진미, 사과, 잡곡, 토마토, 절임배추) 알리기에도 적극적이다. 군은 농가들이 소비자들과 직접 거래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 중이다. 해외시장을 비롯한 새로운 판로 개척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횡성을 대표하는 명품 한우의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래 지속 가능한 친환경 축산, 선진 횡성한우’라는 비전 아래 한우 생산기반 구축, 친환경 축산, 동물복지 확산, 가공식품 개발, 전문 인력 양성 등 모든 분야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아울러 횡성 한우 고급화를 유지하고 우량한 암소를 확보하기 위해 맞춤형 계획 교배를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등록제를 통해 한우 개체를 엄격히 관리하고 수정란 이식으로 개량을 가속화하는 등 군은 ‘횡성한우 개량사업’에 연간 1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향후 소고기 관세 완전 철폐에 따른 실질적인 대책마련 차원에서 ‘제4차 횡성한우 5개년 기본계획’(2025~2029년)을 수립,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발전체계를 구축 중이다.

◆3명 중 1명이 노인, 건강한 노년 뒷받침

횡성은 강원도에서 고령화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횡성 전체 인구 4만5977명 가운데 36.6%인 1만6831명이 65세 이상이었다. 3명 중 1명 이상이 노인이라는 말이다. 60세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전체 인구의 절반까지 비율이 올라간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5년 후 노인 인구 비율이 50%에 육박할 가능성이 크다.

 

김명기 강원 횡성군수.

군은 고령화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2023년 전국 최초로 건(健)중년 개념을 도입했다. 65~70세는 더 이상 노인이 아니라 건강한 중년이라는 의미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고령인구를 생산가능 인구로 인식하고 이를 통해 활기찬 횡성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노년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액티브 플러스(Active+) 학교가 대표적이다. 은퇴자 등을 대상으로 커피 바리스타 전문가, 제과제빵 전문가, 정원사, 약용식물 관리사 과정 등을 운영한다. 과정을 수료하면 지역사회에서 새로운 직업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노년이 건강하고 행복한 횡성 만들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인 통합 돌봄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이 평생 살던 집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주거, 보건, 의료, 요양, 돌봄 등 모든 분야에서 통합적으로 사회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지역병원과 연계한 찾아가는 방문 진료사업을 본격화했고 어르신병원동행 서비스도 호응을 얻고 있다.

교통여건이 열악한 농촌에 외롭게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외롭지 않도록 함께하는 공간인 ‘옥골 공동생활관’도 지난해 문을 열었다. 민선 8기 공약이기도 한 공동생활관은 기존에 마을회관으로 쓰였던 건물을 숙박과 취사가 가능하게 만든 공간이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군은 강원 기초지자체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 가입 승인을 받았다.

 

◆김명기 횡성군수 “기업 유치로 일자리 창출  지역에 활력 불어넣을 것”    

 

“지역경제 활성화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습니다.”

 

김명기(사진) 강원 횡성군수는 취임 당시 일성으로 ‘모든 군민이 부자가 되는 희망찬 횡성, 행복한 횡성’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군수는 12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취임 후 지금까지 군민들과 약속을 지키고자 부단히 노력해왔다”며 “올해도 경제를 중심으로 민생현장을 두루 살펴 행복한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군수가 가장 힘을 쏟는 분야는 미래 교통수단인 이모빌리티(E-Mobility)다. 강원도가 5대 주력산업 중 하나로 이모빌리티를 육성하고 있는 만큼 횡성을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 군수는 “횡성은 전형적인 농축산도시였다”며 “2014년부터 미래 전략산업으로 이모빌리티를 육성하기 시작했고 이제 하나 둘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사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군수는 당면한 고령화 문제와 관련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횡성은 인구 3명 중 1명이 65세인 초고령화사회이자 소멸위기 지역이다. 그는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지방소멸 문제는 단순하게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할 일이라고 손 놓고 있기보다는 기초 자치단체부터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각도로 노력을 지속해서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횡성군이 2023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건(健)중년 개념이 대표적이다. 건중년은 ‘굳세고 건강하고 튼튼한 중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군수는 “65~70세는 더 이상 고령자가 아니다. 젊은 세대 못지않게 활발하게 일할 수 있는 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은 이들이 활발하게 일하고 두 번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재교육은 물론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전체 인구의 12%에 해당하는 65~70세가 경제활동 인구라고 인식되는 것만으로도 지역 활력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군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묻자 김 군수는 “군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과 관심이 있었기에 민선 8기 전반기 횡성군이 폭넓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이 기회를 빌려 깊은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전한다”고 했다.


횡성=배상철 기자 b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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