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2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전망과 관련해 “제 개인적 판단으로는 기각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여권은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기각에 따라 윤 대통령 탄핵 기각 가능성이 커졌다는 기대감을 연일 드러내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권한대행은 탄핵 사유와 쟁점이 크게 다르지만, 여당은 여론전을 통해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유리한 지형을 형성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권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 탄핵소추위원으로서의 제 경험, 현재의 여론,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때와 헌법 재판의 구조가다르고 사안 자체가 다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기각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법사위원장으로서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어제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심판 결정문에서) 의견이 여러 가지로 갈림으로써 (윤 대통령 탄핵 선고에서) 만장일치의 가능성은 많이 없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각하 의견 2명에다가 김복형 재판관 같은 경우는 기각 의견을 내면서도 마은혁(헌법재판관 후보자)이 들어오는 것은 반칙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며 “적어도 3명의 재판관이 강력한 소수 목소리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탄핵심판은 헌법재판관 6명 이상 인용해야 ‘파면’ 결정이 내려진다. 헌법재판관은 총 9명 구성이나,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마은혁 후보자 임명을 보류하며 현재 헌재는 8명 체제다. 3명 이상의 재판관이 기각·각하 의견을 내면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한다.
전날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심판 결과가 나온 직후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관들이) 좀 더 평의를 제대로 한다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결과도 우리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탄파(탄핵반대파)’ 대권주자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여권 잠룡들을 비롯한 여당 지도부의 이 같은 여론전 속엔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시 펼쳐질 조기대선 국면을 고려할 때 보수층 결집을 최대한 이끌어 내야 한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직무에 복귀한 한 권한대행을 향해 마 후보자를 즉시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데 대해선 “여야 합의에 의한 추천도 아니고, 헌재의 결정 자체가 임명을 강행하라는 효력이 없기 때문에 민주당의 주장은 타당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의 광화문 장외 투쟁을 비판하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헌재 앞 릴레이 시위 관련해선 “우리 당 의원들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허용된 1인 시위를 하는 것이고, 민주당처럼 광화문에 불법으로 천막을 치고 거기를 임시 당사로 이용하고 있지 않다”며 “분명히 차별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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