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장관, CBS 라디오서 “일종의 폭력, 국회의원의 갑질”

지난해 12월 비상계엄령 선포 직후 현안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국무위원들을 겨냥한 사과 요구에도 가만히 앉아 있던 고용노동부 김문수 전 장관이 11일 “고함지르고 ‘사죄하라’고 하면 유치원생도 (그렇게) 안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조기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 입당과 함께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발언대로 불러내 (그런 것을) 요구를 할 수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5·16·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국무위원도 다 자기 나름대로의 인격이 있고 아무리 국회지만 국회의원의 갑질이 도를 넘었다”며 “일종의 폭력에 응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2월11일 국무위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현안질문에서 서 의원은 비상계엄령 선포를 막지 못했다며 국무위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대부분 장관들이 일어나 허리 굽혀 사과했지만 김 전 장관은 끝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었다.
김 전 장관은 ‘국민에게 사과를 못하는 게 아니라 폭력적인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였나’라는 라디오 진행자 질문에 “그렇다”며 “국무위원도 국회의원만큼 인격이 있는 사람이고, 일반 증인이라도 저렇게 하면 안 일어선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계속된 ‘12·3 계엄은 잘못됐다고 생각하나’ 질문에 “찬성한 적 없다”며 “국무회의에 출석했다면 반대했을 것”이라고 김 전 장관은 답했다. 탄핵 절차를 놓고도 “과연 탄핵 방법밖에 없었나”라며 지적한 김 전 장관은 “항상 대화가 제일 중요하고, 절차적으로 맞는 방식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을 시작으로 당내에서 잇따른 대선 출마가 예정된 가운데, 김 전 장관은 자기만의 강점으로 노동운동부터 시작해 장관직까지 지낸 점을 부각했다. 모든 경험이 인생에 녹아있다는 듯 용광로 같은 삶을 살았다면서다. 윤 전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에 따른 장관직 사퇴 소식을 전한 후에는 ‘고생많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김 전 장관은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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