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1~4등급으로 분류한 ''방출 지침'' 마련키로 쥐의 일종인 뉴트리아와 떡붕어 등 외래동물들이 자생 어류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면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환경부가 조사한 국내 외래동물 현황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래동물은 총 607종에 달했다. 이 가운데 떡붕어 등 어류가 147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포유류 128종, 파충류 124종, 조류 95종, 양서류 10종 등의 순이었다.
환경부는 생태계 교란 외래종으로 잘 알려진 황소개구리·큰입배스 외에 최근 뉴트리아·시궁쥐·떡붕어 등이 빠르게 퍼져 생태계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트리아는 몸길이 43∼63㎝로 수달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몸체가 더 크고, 뒷발에 물갈퀴가 있다. 1985년 프랑스에서 식용·모피용으로 들여왔다가 경제성이 떨어져 사육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면서 야생으로 쏟아져 나왔다. 한번에 7∼8마리의 새끼를 낳는 등 번식력이 강하고 왕성한 식욕으로 어류와 수초 뿌리는 물론이고 보리·당근·감자 등의 농작물을 먹어치우고 있다.
뉴트리아는 현재 양산·창녕·진주 등 경남지역과 낙동강 수계 및 제주도 등에 분포하고 있으며 상위 포식자가 거의 없어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시궁쥐, 떡붕어, 왕우렁이 등의 외래종도 생태계의 새로운 ‘위험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시궁쥐는 가옥·논둑 등에 살면서 곡물, 과일, 채소 등을 마구 먹어치우고 있다. 선박을 통해 유입된 곰쥐는 항만 등에 주로 서식하면서 살모넬라·유행성출혈열 등을 전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1년 양식을 목적으로 일본에서 들여온 떡붕어는 번식 속도가 빨라 점차 토착어종을 밀어내고 있다. 80년대 남미에서 식용으로 도입된 왕우렁이 역시 논 등에 급속히 번지면서 어린 모를 갉아먹는 등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이들 외래동물을 생태계 위해 정도에 따라 1∼4등급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외래종 관리법’(가칭)과 ‘동식물의 야생생태계 방출 지침’을 마련키로 했다.
생태계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높아 퇴치가 필요한 생태계 위해성 1등급에는 황소개구리, 큰입배스, 블루길, 붉은귀거북이 4종이 포함됐다.
현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거나 향후 위협 우려가 있어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위해성 2등급에는 뉴트리아, 떡붕어, 왕우렁이, 서양뒤영벌 등 36종이 지정됐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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