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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자 '구병모'를 만나다

입력 : 2009-03-31 18:27:27 수정 : 2009-03-31 18: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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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와 잔혹동화 계보 잇는 '위저드 베이커리'출간기념  
◇ '위저드 베이커리'를 쓴 구병모 작가
“성인까지도 흡인하는 청소년소설이라고요?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독자를 한정하지도 배제하지도 않고 썼습니다. 선 위에 발 걸치고 서있는 듯 묘하고 위태로운 긴장감을 당분간 즐기고 싶어요. 어쩌면 제 소설의 그런 점이 청소년기와 닮은 것도 같네요.”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자인 구병모(32·사진)씨가 소설 ‘위저드 베이커리’(창비) 출간에 맞춰 31일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고교 1학년 때 신춘문예에 첫 도전한 이래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며 매년 2∼3차례 응모 끝에 긴 습작의 터널을 막 빠져나온 구씨는 “심장이 터질 듯” 상기돼 있었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집에서 뛰쳐나온 소년이 피신처로 택한 빵집에서 마법의 빵을 만드는 마법사를 만나 겪게 되는 온갖 사건들을 그린 소설. 판타지와 잔혹 동화의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평범한 중산층 가족이 숨기고 있는 비밀은 끔찍하고도 절망적인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작가 스스로 “착하지 않은 청소년 소설”이라고 정의한 이 책은 ‘헨젤과 그레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구씨는 “가정에서 버림받은 헨젤과 그레텔이 마녀의 집에 들어가면서 겪는 안 좋은 이야기들을 그렸다”면서 “기존 청소년 소설들이 결국 어른들을 이해하라며 교육적 코드나 화해를 종용해왔지만 현실과의 손쉬운 화해야말로 판타지 아니냐”고 했다.

 소설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우리 청소년문학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미스터리 호러 판타지”라는 평을 들었고, 무엇보다 청소년심사단으로부터 “매우 재밌다”는 만장일치의 열광적 지지를 얻었다. 구씨는 “청소년들을 가르치기보다 있는 그대로 묘사하면서 동행하는 느낌을 준 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면서 “기존 청소년소설들이 학교를 배경으로 한 성장소설이나 가출 청소년 이야기에 한정 돼왔던 것에 청소년들이 갈증을 느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이 책을 “선택과 견딤의 이야기”라고 전했다. “제가 수능세대인데 청소년기를 돌아봐도 기억할 만한 추억이 하나도 없더군요. 수능준비를 하며 그 시기가 얼른 지나기만 기다렸던 것 같아요. 그 견딤의 시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또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는 이야기도 하고싶어 결말을 두 가지로 내놓았죠.” 

김은진 기자 jis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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