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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의 ‘둥둥 낙랑 둥’ |
낙랑과 호동이 나라에 대한 충성심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다 비극으로 끝나는 설화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작품은 호동의 계모와 낙랑공주가 쌍둥이라는 설정을 통해 이들의 사랑을 더 힘겨운 곳으로 내몰며 갈등을 끝까지 밀고 가는 이야기의 힘을 발휘한다. 이들의 이루지 못한 사랑은 영혼결혼식이란 굿 형태로 풀어지며, 빛과 소리와 움직임이 함축적으로 스며든 무대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절망을 한 폭의 동양화로 담아낸다.
최치림 예술감독은 “이분법적으로 분리된 세상을 통탄하는 최인훈 작가의 고민이 깊게 담겨 있는 작품”이라면서 “이 작품을 통해 오늘날 만연된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고 단정짓는 불합리한 사고’를 되짚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훈 작가 특유의 생략, 압축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이번 무대엔 호동 역에 이상직이, 낙랑과 일란성 쌍둥이인 왕비를 동시에 연기하는 여주인공 역엔 계미경과 곽명화가 번갈아 오른다. 원로배우 장민호, 백성희를 비롯해 국립극단 단원 45명이 출연하며, 10인조 국악 밴드가 함께해 설화 속 판타지 세상을 실감 있게 펼쳐놓는다. 2만∼5만원. (02)2280-4115
윤성정 기자 ys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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