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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큰 도둑’ 장자의 통찰력 놀라워

입력 : 2011-03-11 17:29:03 수정 : 2011-03-11 17: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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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페이룽 지음/심의용 옮김/돌베개/1만2000원
장자 교양강의/푸페이룽 지음/심의용 옮김/돌베개/1만2000원


장자를 읽을 때면 ‘소요유’편에서 볼 수 있는 초월적 자유인, 즉 세속과는 관계없이 유유자적하며 일탈하는 인간을 떠올린다. 이러한 ‘장자’ 해석은 지금까지도 이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처럼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장자 읽기는 이제 그만두어야 하지 않을까. 장자는 ‘거협’편에서 “국가가 생기고 이른바 정치를 하기 전에는 세상에 도둑이 없었다. 국가가 생긴 다음부터 도둑이 생겼는데, 일반 도둑은 좀도둑인 데 반하여 국가는 통째로 훔쳐가는 큰 도둑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국가 혁명론을 논하고 있다. 2000여 년 전 장자의 생각이 현대와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 놀랄 만하다.

이 책은 푸페이룽 대만대 철학교수가 베이징TV의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해 강의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공자를 거침없이 비판하면서 공자가 감히 따라가지 못하는 우주의 질서를 밝히고 있는 게 장자라고 저자는 평한다. 저자는 중국 고전의 사상을 연구할 때 항상 열린 마음을 가지고 지금의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푸 교수는 중국 고전학의 대가일 뿐 아니라 서양 철학에도 능통한 학자로 알려져 있다. 번역자는 “동서양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의 사유를 펼치는 푸 교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와 다양한 삶의 문제에 대한 답을 얻게 된다”고 했다. 푸 교수는 동서고금의 철학자, 작가들의 견해와 수시로 대비하면서 장자 이야기를 알기 쉽게 강의하고 있다. 그는 “장자만큼 우주의 질서를 규명하여 인간 세상을 치리하는 인물은 일찍이 보지 못했다”고 극찬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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