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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맹꽁이를 살려라”… 합동 구조반 떴다

입력 : 2013-08-18 19:46:18 수정 : 2013-08-19 00: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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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명유수지서 달성습지로 해마다 20만마리 이상 대이동
로드킬·말라죽는 경우 등 많아 매일 구조활동 펼쳐
전국 최대 맹꽁이(멸종위기 2급) 집단 부화지인 대구 달서구 대명유수지에서는 해마다 7∼8월이면 맹꽁이들의 ‘대이동’이 펼쳐진다. 짧게는 17일에서 길게는 30일에 이르는 올챙이 시절을 거쳐 네 다리가 모두 나온 새끼 맹꽁이들이다.

18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올여름 대명유수지에서 태어난 맹꽁이의 개체수는 약 20만마리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야행성인 맹꽁이들은 매일 밤 12시가 지나면 하루 수백마리에서 많게는 1만여마리가 넘는 수가 대명유수지에서 먹이를 찾아 본능적으로 길을 나선다. 새끼 맹꽁이들의 목적지는 제각각이지만 대부분 대명유수지에서 하천둑을 하나 넘으면 다다를 수 있는 달성습지로 이동한다.

지난 16일 맹꽁이 구조반이 대구 달서구 대명유수지 인근에서 빈 페트병에 맹꽁이를 담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청 제공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1년 내내 습하고 곤충이나 지렁이 등 먹이도 풍부해 맹꽁이와 같은 양서류가 살아가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 새끼 맹꽁이들의 여정은 결코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길을 찾지 못해 반대편 도로로 나갔다가 차에 치여 로드킬을 당하는 맹꽁이들만 하루 수백마리에 이른다.

또 인도턱 등 막다른 길에 막혀 밤새 헤매다 한낮의 뜨거운 햇볕에 말라죽는 일도 많다. 맹꽁이의 대이동이 처음 이슈화된 2011년에 대구지방환경청이 맹꽁이들이 차도로 나갈 수 없도록 보호펜스를 설치했지만 끈적끈적한 발판을 이용해 90도 경사도 쉽게 오를 수 있는 맹꽁이들에게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다.

환경청은 지난달 28일 대구시, 달서구와 함께 ‘맹꽁이 구조반’을 꾸렸다. 산업화와 난개발로 논밭 등 살 곳을 잃어 개체수가 크게 줄면서 멸종위기에까지 이른 맹꽁이를 살리자는 취지였다. 구조반은 각 기관 공무원 4∼5명이 한 주씩 돌아가며 맹꽁이 구조활동을 벌인다. 달성습지 인근에서 대경습지생태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석윤복(66) 대경습지생태학교 운영위원장도 힘을 보탰다.

구조에는 빈 페트병과 플라스틱 양동이, 빗자루와 쓰레받기까지 동원된다. 특히 빗자루와 쓰레받기는 수많은 새끼 맹꽁이를 빠른 시간에 담기엔 제격이란다. 구조반은 매일 오전 5시에 일을 시작해 약 3∼4시간 동안 구조활동을 벌인다. 반대편 차도 등 다른 길로 향하는 수많은 새끼 맹꽁이들을 담아 둑 건너에 있는 달성습지에 방사하는 방법이다.

대구=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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