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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 한광옥, 이윤수, 김경재, 안동선. 모두 동교동계다.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동고동락한 동지들이다. 한광옥은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리틀 DJ’로 불리는 한화갑은 DJ가 만든 새천년민주당 대표를 역임했다. 한마디로 DJ의 심복이자 분신들이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했다는 점이다. DJ의 정적 박정희의 딸인데도 말이다.

당시 가롯 유다라는 비난까지 받은 한화갑이 그 후 입을 열었다. “DJ는 임기 중반이던 2000년 민주당 권노갑 고문과 한나라당 부총재를 지낸 김윤환 전 의원을 불러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키워보는 방안을 만들어보라고 지시했다.” 이어 “평생 민주주의와 인권, 가난한 이를 위해 싸워왔는데도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이 힘들다. 내가 모든 것을 초월해 발상의 전환을 하겠다. 최대 정적의 딸을 지도자로 길러냈다는 말을 듣는다면 내 성의에 감격해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이 되지 않겠느냐. 두 사람은 그 방안을 찾아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처음 나온 얘기는 아니다. BBS 불교방송 총무국장을 지낸 이태호씨는 재작년 3월 ‘1급 비밀 그랜드 플랜’이란 저서를 통해 “2000년 가을부터 2002년 초봄까지 DJ의 지시에 따라 김윤환 전 의원과 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을 중심으로 착수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GP-Project)’의 실무를 내가 맡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해당 사실을 알고 있는 4인 중 세 분(DJ, 김윤환, 김태호)이 고인이 된 마당에 나의 말을 증언해 줄 사람이 남아있을 때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은 1인으로 동교동계 K를 지목했다. 권노갑이다. 한화갑의 인터뷰 내용과 같다. 이제 권노갑이 말할 차례다.1962년부터 40년 가까이 정보기관에서 일한 윤모씨는 2008년 “박정희는 김대중을 후계자로 염두에 두고 관리했다”는 놀라운 증언을 하기도 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DJ는 대통령이 된 후 박정희와 박근혜에 대해 남다른 배려를 했다. 박정희기념도서관을 처음 제안한 것은 DJ였다. 박정희의 경호실장이던 박종규의 동생 박재규를 통일부 장관에 임명한 것도 DJ였다. 박 대통령의 2002년 5월 평양 방문도 DJ가 다리를 놔줬다는 게 정설이다. 2004년 한나라당 대표가 된 박근혜가 동교동을 방문했을 때 DJ는 “박정희 대통령이 환생해 온 기분이다. 고맙다. 박 대표야말로 동서화합의 적임자다”라는 말을 했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조정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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