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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로컬푸드 매장에 수입산’ 한심한 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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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5-20 19:53:01 수정 : 2015-05-20 19: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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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의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엉뚱하게도 다른 지역 농·수산물이 판매돼 지역민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기본 취지에서 벗어난 일이다. 더욱이 소가 웃을 일은 ‘로컬푸드’란 외래어를 농민들이 얼마나 알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은 로컬푸드 직매장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2014년 소비자 참여형 직거래 활성화 공모사업이란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준다. 로컬푸드의 기본 취지는 이렇다. 반경 50㎞ 이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다단계 유통을 거치지 않고 신선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는 게 주된 목적이다.

그래서 유통 구조가 극히 단순하다. 소비자는 신선한 농산물을 20% 이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게다가 생산자 이름과 재배날짜까지 표시돼 국적 불명의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도 사라져 농민과 시민들은 안심하고 있는 터이다. 

한승하 사회2부 기자
광양지역 193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660㎡ 규모의 면적에서 농업인이 직접 판매하고 있다. 파프리카, 애호박, 토마토 등 채소류를 비롯해 단감, 곶감, 매실 등 과실류에다 광양쌀 잡곡류, 매실 가공식품 등 총 182개 품목을 판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농민의 이익 증진 등 상생을 도모해야 할 농협이 수입 농·수산물 등을 대거 판매하는 작태는 농민과 소비자들을 저버린 셈이다. 실제 매장 진열대에는 엉뚱하게도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사과, 배 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대기업 가공식품과 공산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심지어 수산물 코너에서는 러시아산 동태와 에콰도르산 새우, 태국산 주꾸미까지 버젓이 판매하고 있어 꼴불견이다. 농협 입장에서야 “구색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농민을 보호해야 할 농협이 야심차게 시작한 광양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수입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것은 농민을 기만하는 추태다. 농민과 소비자를 위한 로컬푸드 직매장이 기본 취지에 충실하기를 바란다.

한승하 사회2부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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