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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와사비와 같다"…엄마들이 말하는 출산의 고통

입력 : 2016-10-05 14:22:14 수정 : 2016-10-05 14: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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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아들의 출산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남편으로서 기자는 아기를 낳는 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일인지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출산을 목전에 둔 엄마의 그 두려움과 산고, 그리고 격동적인 감정 변화를 자세하게는 알지 못할 것입니다.
"다시는 애 안 낳을 거야"라는 아내의 힘겨운 도리질을 보며, "눈물을 흘리며 신랑에게 수술시켜 달라고 애원했어요" "죽음에 이르는 고통이었어요" 같은 임신·출산·육아 관련 인터넷커뮤니티 출산 후기를 읽으며 ‘일반적인 여성이 겪을 수 있는 일생 최대의 고통’일 거라고 짐작할 따름입니다.


쿠오라(Quora)라는 소셜 질의응답(Q&A) 서비스가 있습니다. 질문을 올리면 전문가들이 답을 하는 사이트입니다. 여기에 최근 ‘ 출산은 어떤 느낌인가요’라는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그러자 세계 각지의 엄마들이 출산의 두려움과 괴로움, 고통 그리고 환희의 순간을 올려놨습니다.

쿠오라 이용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답글은 아이디 ‘Jane Chin’이 단 포스트였습니다. 그녀는 "너무나 고통스러워 어떠한 생각도 할 수 없었다"며 "서 있지도, 앉아 있을 수도, 숨조차 쉴 수가 없었다"고 그때를 떠올렸습니다. 진통이 너무 심했던 친은 무통주사를 맞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당시 상황을 묘사하자면 아무런 의지도, 감각도 없는 데, 스스로에게 계속해 ‘힘을 줘야 한다’고 다그치는 느낌"이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갑자기 아기가 나오더니 모든 고통이 사라진다"며 "그들이 퐁당 떨어뜨린(plop) 아기가 당신을 보며 울면 당신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이를 낳다가 죽을 것 같은 극심한 고통은 대부분 산모의 공통된 경험이었습니다. 로라 톰슨은 "모든 경험이 글로 끄적거릴 수 있는 이성의 영역이 아닌 본능과 생존에 관한 원초적인 영역이었다"고 했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산모는 진통이 "끔찍한 생리통"과 비슷했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오장육부가 다 아프다. 엉덩이도 그렇고. 복통으로 고생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하지만 그녀 역시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 모든 고통이 사라지더라(직전의 고통이 워낙 심해서일까요?)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폭풍이 지난 뒤 찾아온 햇살처럼, 놀랍고 미칠 것 같은 방식으로 고통이 끝난다"며 "당신 이외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를 정도"라고 했습니다. 제인 그레이엄이라는 이름의 산모는 출산 후 기분을 고추냉이에 비유했네요. 그레이엄은 "진통은 와사비를 먹은 것처럼 후끈 달아올랐다가 금세 사라진다"며 "상상했던 그 어떤 것보다 최악의 고통을 느꼈더라도 회복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평균 진통시간은 어느 정도일까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가장 진통이 가장 심하다는 분만 1기(진통이 5∼10분마다 1회 정도로 규칙적이다가 태아가 통과할 정도로 자궁문이 완전히 열리는 시기)는 초산모의 경우 평균 8시간, 둘째 이상부터는 평균 5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네요. 서울대병원도 "규칙적으로 자궁이 수축하는 순간부터 자궁 경부가 완전히 열리는 진통 1단계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6∼12시간이지만 초산이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진통 시간은 초산·경산, 산모·태아 건강 상태, 분만 상황에 따라 제각각이어서 출산까지 어느 정도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얘기입니다.

최대한 진통의 고통을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요?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 출산시 진통을 줄이는 자세’라는 제목의 글이 눈에 띄네요. 좀더 많은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영국 공공의료서비스(NHS)의 분만과 출산 과정에 벌어지는 일들’을 읽어보세요. 국내 보건복지부 사이트는 산모에 대한 복지혜택 이외에는 도움이 되는 내용이 별로 없네요. 다음 영상은 영국 NHS가 소개한 ‘진통을 완화할 수 있는 자세’ 동영상입니다. 죄송하지만 역시 영어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는 데는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리라 자신하며 글을 끝맺겠습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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