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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문화재] 문화재 방제도 이젠 친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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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01 01:28:33 수정 : 2016-12-01 01: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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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방제물질을 적용한 목재의 현미경 사진.
지류, 목재 등 유기질 재료의 문화재를 먹이로 삼아 공격하는 고약한 놈들이 있다. 지진이나 화재 등 문화재에 큰 파괴를 초래하는 재해와는 다른 중대한 훼손의 원인이 된다. 흰개미의 경우 목조문화재의 천적으로 꼽힐 만큼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이 이런 생물체를 통제하기 위해 벌이는 노력은 전쟁이라고 부를 만큼 치열하다.

생물피해 예방을 위해 여러 가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화학물질을 이용한 방제법이 주로 적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이런 화학물질이 환경문제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어 문제다. ‘교토의정서’에 따라 화학물질 중 온실가스 배출이 규제되고 있으며, 2015년에 채택된 ‘파리협정’으로 기후변화 대응노력이 범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화학물질의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높아졌다. 메틸 브로마이드(Methyl Bromide)를 이용한 훈증소독 등과 같은 화학적 방법은 문화재 재질의 안정성, 인체 무독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 친환경 방제물질의 활용으로 탈바꿈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2000년대 초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팔각회향과 정향에서 추출한 정유 성분을 이용해 방충·방균제를 상용화한 적이 있다. 2015년에는 황벽나무 추출물, 목초액, 세신 추출물 등에서 생물방제 특성이 밝혀졌으며, 문화재 재질과 인체 안정성이 확보된 특허를 획득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천연 생물방제 물질을 확보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로 다양한 천연물로부터 추출한 생물피해 방제물질은 기존의 화학적 방제 위주에서 친환경적 방제 적용이 농업과 의학 분야뿐만 아니라 문화재 보존 분야에까지 확대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진행돼 문화재와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 모두 안전하고 소중하게 보존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민석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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