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수컷 오리를 끓는 물에 넣어 죽인 농장이 중국에서 적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농장은 수컷 새끼오리가 알을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버젓이 학대를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후난(湖南)성 헝양(衡陽)현의 한 오리 농장에서 인부들이 새끼오리들을 대거 끓는 물에 빠뜨리는 장면이 최근 외부에 공개됐다.
이렇게 대량 도살 처분된 대상은 오직 수컷이었다. 이유는 알을 낳지 못해서다. 기를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농장 측은 80도에 이르는 물로 비윤리적인 처분을 지속해왔다.
중국 후난성 헝양현의 한 오리 농장의 인부가 갓 태어나 수컷을 골라 그물형 망에 집어넣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
도살에 나선 농장의 인부는 그물형 망에 담은 오리들을 끊는 에 담근 뒤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나무막대로 누르기까지 했다.
이렇게 죽은 오리들은 음식점에 보내지거나 뱀 농장의 먹이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장을 다녀온 현지의 한 기자는 데일리메일에 “죽은 오리들은 태어난 지 나흘밖에 되지 않았다”며 “알을 낳지 못하니 기를 가치가 없어 모두 죽이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농장 측은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밝히지만 끓는 물에 오리들을 빠뜨려 죽이는 건 정말 너무한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중국 후난성 헝양현의 한 오리 농장의 인부가 갓 태어나 수컷을 골라담은 그물형 망을 끓는 물에 담그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중국 지부 관계자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수컷 새끼 조류의 대규모 도살이 중국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알을 낳지 못해 암컷보다 평가절하되는 수컷 조류는 여러 나라에서 하찮은 존재로 취급당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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