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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국왕 아시아 순방은 美 떠보기?

입력 : 2017-02-28 20:48:50 수정 : 2017-02-28 20: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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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첫 방문국 말레이시아 도착 / 예측 불가능 美 의식 외교 다변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사진) 사우디 아라비아 국왕이 왕자들과 정부 각료, 종교 지도자 등 1500명의 매머드급 수행단을 이끌고 아시아 순방에 나섰다.

살만 국왕 일행은 27일 첫 방문국인 말레이시아에 도착해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프로젝트에 7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하고 기타 합작 사업 계약도 체결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 일본, 중국, 몰디브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번 순방은 경제협력 파트너로 가치가 높아진 아시아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예측 불가능한 미국 정부를 의식한 외교 다변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사우디의 전략적 파트너인 미국과의 관계가 미묘해진 상황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의 동맹관계는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사우디의 숙적인 이란과의 관계를 확대하면서 냉각됐다. 이 때문에 사우디는 대이란 강경 노선을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적극 환영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중동정책이 아직 불분명하고, 9·11 테러 희생자 유가족이 사우디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9·11 소송법’ 등 양국 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남은 상태다. 살만 국왕이 미국 방문에 앞서 사우디의 의중을 미국 측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아시아 순방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사우디 입장에서 서방 일변도의 동맹관계에서 벗어나 자주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이번 순방 의도 외에 수행단 규모도 관심사이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는 국왕 일행이 비행기에 오르내리는 데 필요한 2대의 에스컬레이터와 메르세데스-벤츠 S600 2대, 엄청난 분량의 할랄식품(무슬림이 먹을 수 있도록 인증된 음식) 등 비행기에 실은 화물만 459t에 달한다고 밝혔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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