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은 지난 3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2017년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발표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 발제자로 나선 (왼쪽부터)조성돈 교수, 조흥식 교수, 지용근 대표이사. |
또 한국교회는 가톨릭과 불교 등 이웃종교에 비해서도 신뢰도가 제일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어떤 종교를 가장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가톨릭이 32.9%로 1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불교가 22.1%, 개신교는 18.9%를 얻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개신교의 사회적 역할(세상과 소통·사회통합 기여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긍정적 평가를 앞섰다. 특히 현 시국과 관련해 ‘역할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22%에 그쳤다. 현 시국에서의 역할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72.4%에 달했으며, 무응답은 5.4%였다.
한국교회가 신뢰받기 위한 개선점으로는 ‘불투명한 재정사용’이라는 응답 비율이 26.1%로 가장 많았다. 이어 ‘타 종교에 대한 태도’(21.9%), ‘교회 지도자(목사)의 삶’(17.2%), ‘개신교인의 삶’(14.5%), ‘교회성장제일우선주의’(12.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한국교회 신뢰도 제고를 위한 사회적 활동으로는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45.3%)이 1위로 나타났으며, 2010년까지 1위였던 ‘봉사 및 구제활동’은 2위로 응답됐다.
이밖에 개신교는 ‘사회봉사에 적극적인 종교’와 ‘10년 후 가장 증가될 종교’에서 각각 1위로 평가받기도 했다. 가장 신뢰하는 기관으로는 ‘시민단체’(29.9%)가 2013년과 동일하게 1위로 꼽혔으며, ‘종교기관’은 9.7%(2013년 9.2%)로 언론기관(10.9%)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기윤실은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를 측정하기 위해 지난 2008년 1차를 시작으로 2009년 2차, 2010년 3차, 2013년 4차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2013년에 이어 4년 만에 진행된 것으로,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지앤컴리서치를 통해 유·무선 전화 설문방식으로 조사가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기윤실은 앞으로 3년 주기로 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날 기조발제에 나선 서울대학교 조흥식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한 수준에 처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한국교회에서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깨끗한 곳보다 개선되지 않고 방치된 곳에 더 많은 쓰레기가 쌓이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한국교회에도 작동될 것을 염려한 것.
이에 덧붙여 조 교수는 “한국교회가 이념으로 인해 분열돼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모여 현 상황에서 교회가 해야 할 일을 논의할 필요가 요구된다”며 “이러한 역할을 수행해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기독교 윤리에 대한 끊임없는 실천’, ‘기독교 공동체 내의 하나 됨’, ‘공동체 외부와의 소통’ 등을 제시했다.
이어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교수가 ‘50% 불신의 벽을 넘어야 한다’, 지앤컴리서치 지용근 대표이사가 ‘타 여론조사와의 비교를 통해 본 2017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2017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조사 결과 발표세미나 전경. |
또한 “대한민국은 현재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란과 혼동을 겪고 있고, 국민들은 극도로 양극화 돼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이 한국사회에 정신적 방향을 제시해 줄 역할을 한국교회가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태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