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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부부, "도움 줘도 못사는 나라 사람이라고 인종차별"

입력 : 2017-04-03 15:07:35 수정 : 2017-04-03 15: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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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차량사고를 막으려던 외국인 부부가 오히려 인종차별을 당해 억울함을 호소했다가 오해를 풀었다.  

3일 부산연제경찰서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인 A(43) 씨가 겪은 인종차별적 발언 피해는 부산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30일 오후 4시 50분쯤 부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A씨 부부와 B(62) 씨 가족 간에 다툼이 벌어졌다.

A씨 부부는 당시 B씨의 손자가 마트 주차장에서 뛰어다니는 것을 보고 차량에 부딪힐 것을 우려해 고함을 질렀고 B씨는 ‘왜 고함을 지르냐’며 항의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몸싸움하게 됐다. 

A씨는 페이스북에서 “왜 너희가 우리한테 신경쓰나? 이 아이는 너희 아이가 아니다”는 발언에 이어 ‘개ㅇㅇ’ 등의 욕설을 들었다고 썼다.

현장에 경찰이 출동한 이후에도 상대는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하기 시작했고 경찰은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상대는 A씨를 폴란드 출신으로 착각해 ‘폴란드 새ㅇ’라고 말하고 나서 국적이 확인되자 “폴란드보다 못사는 나라잖아. 콜롬비아 새ㅇ야”라는 말도 했다는 것이다.

양측은 폭행 혐의로 현장에서 함께 연행돼 지구대를 거쳐 경찰서에서 조사받았다. A씨 부부는 당일 오후 8시쯤 풀려났다. 

A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도 상대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고 경찰이 이를 제대로 막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한국인과의 대립을 피하세요. 절대 타인의 삶에 개입하지 마세요. 타인을 도와주려고도 하지 마세요”라고 당부했다.

이 게시물이 온오프라인에서 알려지고 관련 댓글만 2000개가 넘게 달리는 등 이슈화하자 관할 연제경찰서장은 A씨 부부에게 직접 전화했다. 

서장은 직원을 대신해 당시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외국인 관련 대응에 대한 직원 교육에 더 신경 쓰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3일 정오 무렵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을 소개하며 “서장님은 일을 넘어서서 우리를 이해해주려고 노력했고, 모든 것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며  “서장님이 보여준 모습과 같은 노력이 있다면 인종 차별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외국인들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더는 두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생활 16년차인 A씨는 부산의 한 대학에서 교수로 근무했고 현재는 부산에서 유기동물 보호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영준 기자 yjch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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