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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문화재] 빛으로 푸는 문화재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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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06 10:00:00 수정 : 2017-04-11 17: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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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240호 ‘윤두서 자화상’(사진). 누구나 한번쯤 보았을 이 그림은 상반신을 그린 선이 보이지 않았지만, 적외선 촬영을 통해 원형을 밝혀냈다. 이처럼 문화재 조사에는 엑스선, 자외선, 적외선 등 빛을 이용하여 우리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찾아내는 조사 방법들이 활용되고 있다.

엑스선 촬영 조사는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의 범위인 가시광선보다 짧아 쉽게 투과하는 엑스선의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우리가 병원에서 몸 안의 병을 찾기 위해 찍는 엑스레이나 CT(컴퓨터단층촬영)와 같은 원리다. 엑스선 투과량의 차이에 따라 화면에 흑백 명암이 다르게 관찰되는 점을 이용하여 과거에 수정·덧칠하였거나 보수한 부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구조와 상태 등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자외선 촬영 조사는 우리에게 위조지폐 감별법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가시광선보다 짧은 파장인 자외선이 형광물질과 만나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형광물질이 자외선을 흡수하면서 우리 눈에 보이게 된다. 우리가 일상 속에 사용하고 있는 종이나 휴지, 수건 등에 자외선을 비추면 형광물질과 반응하는 부분이 푸른색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적외선 촬영 조사는 가시광선보다 긴 파장인 적외선의 반사와 흡수 정도 차이를 이용한 방법으로, 이동성과 조작법이 비교적 용이하여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적외선을 많이 흡수할수록 화면에는 검게 나타나는데, 먹과 같이 탄소 성분을 포함한 재료의 경우 적외선을 많이 흡수하게 되므로 그림의 보이지 않는 밑그림 선이나 불화의 화기, 고서나 목간 등의 흐릿한 글씨를 확인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국보 제76호 이순신 난중일기의 표지 이면에 여러 겹 중첩되어 배접된 문서의 글씨가 확인되었다.

이처럼 빛을 이용한 다양한 조사 방법을 통해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문화재의 소중한 정보들을 찾아낼 수 있다. 앞으로 또 어떤 놀라운 비밀들이 문화재 속에 숨어있을지 기대된다.

안지윤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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