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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27년간 홀로 생활한 '숲의 은신자'…CCTV 포착

입력 : 2017-04-20 16:38:17 수정 : 2017-04-20 16: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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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없는 숲속에서 무려 27년간 홀로 산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남성은 자잘한 절도로 생활해오다 방범 카메라에 모습이 잡혀 교도소를 새로운 거처로 삼게 됐다.
남성이 생활했던 텐트. 그는 27년간 이곳에서 홀로 생활했다.
소설 같은 남성의 삶은 지난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1세였던 남성은 고등학교 졸업 후 특별한 직업 없이 생활해오다 미국 메인주에 있는 캠프장 인근 숲으로 들어가 철저한 은둔생활을 시작했다.
실종 전 촬영한 사진. 평범한 20대 모습이다. 지금 그는 42세 중년이 됐다.
현지 경찰과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따르면 그는 사람들에게 발각되는 것이 두려워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불을 피우지 않았고 심지어 랜턴 등 조명조차 없이 살았다. 그는 겨울이면 새벽 2시쯤에 일어나 캠프장 주변을 걸으며 추위를 이겨 냈다고 한다.
천막 내부 모습. 모두 훔친 물건이다.
남성은 주로 새벽 시간대에 인근에 마을이나 캠프장을 찾아 음식과 옷, 책 등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훔쳐 생활했는데, 시민들은 동물이 음식에 손을 댔거나 자신이 잃어버린 정도로 생각했다. 물건이 사라졌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그가 그러한 물건만 훔쳤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의문스러운 도난이 계속되자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도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해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입소문이 나게 됐다. 2005년 지역 언론은 '노스 연못의 미스터리'라는 기사에서 남성의 모습을 '숲의 은신자'라고 부르며 그의 모습을 추정했다.

하지만 그의 은둔생활은 최첨단 장비 앞에 무릎을 꿇게 됐다.
메인주 경찰은 수십 년간의 수사에도 진전이 없자 캠프장 일대에 폐쇄회로CC(TV) 수십 대를 설치하며 체포 작전을 펼쳤다. 카메라가 설치된 사실을 몰랐던 그는 모습을 노출하며 27년간의 은둔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경찰은 "그는 체포될 때까지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았다"며 "책을 읽거나 명상하며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이어 "평범해 보이는 그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는 절도죄로 교도소에 수용됐다. 발견된 도난품 안에는 지폐도 발견됐는데 그는 "무엇인를 살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훔쳤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또 그는 은둔생활 동안 "단 한 번도 아픈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체검사결과 불균형한 식생활로 당뇨병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압수한 돈. 그는 "필요할 거 같아 돈을 훔쳤다"고 말했다.
체포 당시 남성의 모습. 경찰은 "남성이 깨끗한 차림을 하고 있어서 사람들 눈에 띄더라도 의심을 받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숲으로 들어가 살게 된 동기를 얘기하지 않아 지금도 의문으로 남고 있다. 단지 은둔생활을 동경했을 것 같다는 추측만이 나왔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내셔널 지오그래픽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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